5골 난타전 끝 3대 2 승리···K리그 돌풍의 핵 부상
상주, 김호남·주민구 앞세워 울산 원정서 첫승 신고
대구, 홈 개막전서 수원에 0대 2 무릎···2연패 수렁

포항스틸러스가 전남드래곤즈와 제철가 더비마저 승리하며 올 시즌 강원·경남과 함께 프로축구 K리그1 판도를 바꿀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포항은 11일 전남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K리그1 2라운드 경기서 하창래의 선제골과 강상우·제테르손의 연속골을 앞세워 3-2승리를 거뒀다.

1라운드와 같이 레오 가말류를 최전방에 두고, 좌우에 이광혁-송승민, 김승대가 뒤를 받치는 공격라인에 채프만과 정원진이 중원을 맡았다.

선발라인의 변화는 없었지만 전체적인 팀의 움직임은 1라운드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1라운드서 2골을 터뜨렸지만 상대 박스 부근에서만 움직였던 가말류가 중원으로까지 활동범위를 넓혔으며, 김승대는 가말류와 크로스하며 상대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1라운드서 윙백과 중원 간 부자연스러웠던 모습들이 사라지면서 좌우 측면에서의 공격력이 한층 더 날카로워 졌으며, 전방으로 공급되는 볼이 많아지고 정확도도 높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전남이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포항은 6분 만에 중앙수비수 하창래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6분 전남 미드필드 오른쪽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정원진이 문전으로 올려준 볼을 김광석이 헤더로 넘겨주자 달려들던 하창래가 헤더슛, 전남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기쁨도 잠깐 곧바로 반격에 나선 전남이 포항 미드필드 왼쪽에서 완델손이 올려준 볼을 박대한이 달려들며 슛, 1분만에 동점골을 내줬다.

승부는 1-1균형을 맞췄지만 동점골을 넣은 전남이 완델손·하태균·박대한을 앞세워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고, 포항은 전남 공격을 받아낸 뒤 빠르게 역습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전남 공세에 시달리던 포항은 19분 하프라인 부근서 가말류가 전남 문전으로 쇄도하던 송승민을 향해 정확하게 올려줬으나 전남 가솔현이 걷어내자 김승대가 슛했지만 빗나가면서 탄식이 터졌다.

이후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던 포항은 30분을 넘어가면서 조금씩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했고, 32분과 33분 가말류와 송승민이 잇따라 슛을 날리며 추가골을 노렸다.

전남도 이에 맞서 완델손이 끊임없이 포항 골문을 노렸지만 더 이상의 골을 만들지 못한 채 전반을 1-1로 마쳤다.

포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또다시 전남의 파상적인 공세에 시달리다 급기야 7분 골키퍼 강현무가 전남 박준태와의 경합과정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강현무의 번개같은 거미손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강현무는 키커로 나선 하태균의 슛을 쳐낸 뒤 재차 슛을 허용했지만 또다시 오른팔을 내뻗어 골문을 지켰다.

페널티킥은 위기를 만들었지만 그 결과는 포항에게 힘을 준 셈이 됐다.

실점 위기를 넘긴 포항은 곧바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고, 13분 강상우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이 빨랫줄처럼 전남 골망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다시 2-1로 앞서 나갔다.

추가골이 터지자 최순호 감독은 곧바로 이광혁 대신 제테르손, 정원진 대신 김현솔을 투입시켰고, 전남 유상철 감독도 하태균 대신 마세도을 투입시켜 변화를 노렸다.

이 카드는 양팀 모두 성공적이었다.

김현솔이 중원을 맡으면서 포항은 좀 더 공격적인 패턴을 유지하면서 잇따라 전남 문전을 노리다 35분 제테르손이 쐐기골을 꽂아넣었다.

후반 35분 포항은 또다시 역습과정에서 가말류가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김승대에게 볼을 내줬고, 이를 받은 김승대는 전남 박스 오른쪽 모서리부근서 반대쪽으로 침투하던 제테르손을 향해 땅볼로 질러주자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승리를 확정짓는 듯 했지만 39분 포항 미드필드 중앙부근에서 볼을 잡은 전남 이유현이 박스안쪽으로 빠르게 패스하자 마쎄도가 뛰어오르며 헤드슛, 포항을 압박하는 골을 만들었다.

전남은 47분 포항 박스 오른쪽 안쪽에서 완델손이 그림같은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강현무가 또 한번 환상적인 수퍼세이브로 전남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포항은 전남의 막바지 공세를 막기 위해 김현솔 대신 배슬기를 투입해 수비벽을 높이며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승점 6점을 확보하며 2주 연속 1위를 내달렸다.

이에 앞서 상주상무는 지난 10일 울산 문수월드컵구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스트라이커 김호남과 주민규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꿀맛 같은 시즌 첫 승리를 꿰찼다.

같은 날 대구FC는 수원삼성과의 홈 개막전에서 수원 바그닝요와 임상협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시즌 개막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특히 대구는 개막 2연전에서 5골을 허용하면서도 단 1골도 뽑아내지 못하는 빈약한 공격력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대구는 이날 슈팅 수에서 수원에 11-9로 앞서는 등 전체적인 경기력에서는 수원에 다소 앞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안과 카이온으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에게 연결되는 날카로운 패스 부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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