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강희 전 포항환여여중 교장 가족···4남매·사위 2명까지 '교사 가족'
윤 교장 보며 자연히 교직 몸 담아···아버지 본받아 멋진 스승이 목표
주인공은 올해 2월 41년간 몸담은 교편을 놓고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있는 윤강희(62) 전 포항 환호여중 교장 가족.
윤 전 교장이 정년 퇴임 후 맞이하는 첫 스승의 날은 다른 가족들과는 사뭇 다르다.
슬하에 딸 셋, 아들 하나로 요즘 대세와는 다르게 대가족이라는 것도 있지만, 윤지현 울릉고등학교 교사(장녀)·윤지숙 서울 삼릉초등학교 교사(차녀)·윤지아 포항동부초등학교 교사(삼녀)·윤기용 영남공업고등학교 교사(장남) 등 4남매 모두 교직 생활을 하고 있어서다.
특히 큰 사위 김창수 울진고등학교 교사와 막내 사위 손형 포항 두호초등학교 교사도 학생을 가르치고 있어 2대에 걸쳐 도합 7명이 교편을 잡은 그야말로 ‘교사 가족’이다.
윤 전 교장 가족은 지난 2015년 5월 15일 한국교직원총연합회에서 수여하는 ‘교육가족상’을 받기도 했다.
윤 전 교장은 환호여중에 재직 시 평소 학생들에게 ‘공주님’이라는 호칭을 썼다.
‘학생들을 존중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학생이 행복해야 학교폭력도 없고 학업에도 정진하며 친구들간의 우정도 쌓을 수 있다’는 그의 교육관을 실천하기 위한 것.
또 스승과 제자 사이의 벽을 한 겹 허물고 먼저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소통의 별명’이기도 하다.
이러한 윤 전 교장을 어릴 때부터 지켜보며 자란 4남매는 “집에 제자들이 찾아와 교류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직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졌고, 이를 통해 남매 모두 ‘교직은 천직’으로 여기며 자연스레 몸담게 된 배경이 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남매는 교육청이 주최하는 교실수업개선대회에도 함께 참여하며 서로의 교육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교학상장(敎學相長·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함)’하고 있다.
이들은 “남매끼리 힘을 합쳐 이야기하면 서로 편해서인지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 한편으로는 냉정하게 지적도 하면서 큰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방학 때 함께 여행하며 가족 간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환히 웃었다.
윤 전 교장의 뜻을 이어 이제는 4남매가 이어가며 제자들과 친밀한 관계(레포·rapport)를 형성하며, 감동있는 학생들의 학창시절을 함께 만들고 있다.
셋째딸인 윤지아 교사는 “아버지께서 퇴직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사실 4남매에게는 더 의미가 있다. 오랜 교직 생활로 체득한 수많은 노하우와 학생과의 소통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 있을 때, 아버지께서는 진심으로 공감해 주실 수 있다. 오히려 퇴직하고 나니 아버지가 이제 모든 학생의 스승이 아니라 온전히 저희 가족의 선생님이 돼 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며 “40년이 넘는 세월을 교직에 몸담은 아버지를 본받아 멋진 스승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막내 사위인 손형 교사는 “올해 스승의 날은 그래서 더 뜻깊다. 장인어른 댁을 방문해 큰절을 드리고, 앞으로도 인생과 교직의 멘토와 스승으로서 좋은 가르침을 부탁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