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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한반도·동북아 평화정착에 공감대…남북러 협력 '청신호'

비핵화 정세 반영…공동성명서 3각 협력 추진 기반 다져
FTA 협상 조속 개시·‘나인브릿지’ 협력으로 신북방경제 길 넓혀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6월23일 00시41분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 시간) 모스크바 크레믈린대궁전 예카테리나홀에서 열린 확대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총 32개 항에 달하는 한러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번에 채택된 공동성명에서 단연 눈에 띄는 점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따른 한반도·동북아 해빙 무드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번영이 양국 공동의 목표임을 확인함으로써 앞으로 전개될 비핵화 과정에 필수적인 러시아의 협력 의지를 끌어냈다.

아울러 ‘신북방정책’이라는 큰 구상을 마련하고도 얼어붙어 있던 남북관계로 좀처럼 실행에 옮길 계기를 찾지 못했으나, 해빙 분위기 속에 열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의 경제 영토를 북쪽으로 넓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 푸틴 “판문점선언 채택 환영”…비핵화 프로세스 탄력 기대

성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의 중요한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4·27 판문점선언 채택을 환영했다.

양 정상은 또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북미 정상 간 합의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성명에 담았다.

문 대통령이 ‘운전자’가 돼 지금까지 주도해 온 비핵화 정세에 푸틴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표한 것으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데 있어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러시아가 북핵 6자회담 당사국으로서 중국과 함께 여전히 북한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작지 않은 만큼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러시아의 조력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로 꼽혀왔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체제 보장을 약속, 그 이행이 향후 ‘비핵화 여정’의 핵심이 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다른 주변국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역할에 기대를 걸 수 있을 전망이다.

양 정상은 또 동북아 내 다자 협력 활성화와 신뢰 구축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동북아의 난제인 냉전 구도 극복에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해석된다.

◇ 철도·전력망·가스관부터…남북러 3각 협력 본격화 토대 마련

지난 18일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앞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브리핑을 통해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러 3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놓였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한러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의 진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철도·전력·가스 분야의 연구를 위해 유관 당국 및 기관을 통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성실하게 비핵화를 이행하고 그 보상으로 대북제재가 순차적으로 해결된다면 북쪽으로 막혀 있던 경제의 혈류가 뚫릴 전망이다.

지난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문 대통령이 발표한 ‘9개 다리’(나인브릿지) 구상의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한러 정상이 합의한 점도 남북러 3각 협력에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러 간 경제협력 증진 구상을 담은 ‘나인브릿지’ 계획에는 항만 인프라, 북극 항로, 조선 등 분야 외에도 양 정상이 우선 협력을 약속한 철도·전력·가스 부문 협력까지 담겨 있어 해당 분야의 인프라 구축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 한러 양자 협력 더욱 강화…‘경제 영토 넓히기’도 주목

한러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나인브릿지’ 구상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을 최대한 조속히 개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동방경제포럼에서 한·유라시아경제(EAEU) FT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AEU는 2015년 1월에 출범한 경제공동체로 러시아 외에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구 1억8천만 명에 국내총생산이 1조6천억 달러에 달한다.

우선 한러 FTA가 성공적으로 체결된다면 각종 자원까지 풍부해 유망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EAEU로 우리 경제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역외 경제 다변화를 꾀할 좋은 기회를 맞는다.

양 정상은 러시아의 혁신기술과 한국이 강점을 가진 ICT(정보통신기술) 응용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 모델 창출을 비롯해 과학기술 협력 확대, 보건 및 사회복지 분야 협력의 필요성에도 공감대를 이뤄 경제 영토 확장의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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