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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거두기-보리타작

조수환 전 의성공고 교장 등록일 2018년06월27일 16시07분  
조수환 전 의성공고 교장.png
▲ 조수환 전 의성공고 교장
보리 타작은 보릿까끄레기를 견디며 땀을 많이 흘리고 힘이 많이 드는 농사다.

6월 중순쯤 누렇게 익은 보리는 장맛비가 오기 전에 베어내고 보리 타작을 해야 한다. 잘 익은 보리가 6월의 장맛비를 며칠간 계속 맞으면 보리 낱알에서 새파랗게 싹이 나와서 못쓰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보리를 서둘러서 거두어들여야 한다.

숫돌에 잘 간 낫으로 보리를 베어서 볏짚으로 지름 20cm 정도 크기의 보릿단을 묶는다. 보릿단은 벤 보리를 옮기기 쉽게 하고 보리 타작을 편리하게 한다. 벤 보리는 당일이나 다음 날로 되도록 빨리 보리 타작을 해야 한다.

보리가 많지 않을 때는 집 마당에서 타작하지만 많은 보리는 보통 집 마당보다는 보리를 베어낸 밭에 임시로 들 마당을 만들어서 타작을 한다. 보리를 베어낸 밭에 보리 타작을 할 만큼의 넓이에 보리 뿌리를 호미나 손으로 뽑아내고 물을 촉촉하게 뿌리고 흙을 고르고 꼭꼭 밟아서 들 마당을 만든다.

들 마당이 다 만들어지면 바로 이어서 보리 타작이 시작된다. 보통 보리 타작은 잘개질(개상질·태질)로 한다. 잘개질은 챗돌(탯돌)에다가 보릿단을 내리쳐서 보리 낱알을 터는 방법이다. 40cm 정도의 알맞은 크기의 챗돌(탯돌)을 들 마당에 눕혀놓고 새끼손가락 정도 굵기의 밧줄로 보릿단을 한 바퀴 감아 양 끝을 두 손으로 잡고 어깨너머로 들어 올려 내리친다.

이쪽저쪽 돌려가면서 여러 번을 내리쳐서 보리 낱알을 털어낸 후에는 보릿단을 풀어 들 마당에 널어놓고 도리깨로 두드려서 보릿단 속에 묻혀 있는 보리 이삭까지 모두 털어낸다.

덥고 보릿까끄래기가 찌르는 힘든 일을 참고 견뎌 내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보리 타작 마당에는 필수적으로 찬물 식수가 많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힘이 가장 많이 드는 농사일은 손으로 심는 ‘모심기’와 잘개질로 터는 ‘보리 타작’이다.

도리깨질이 끝나면 보릿대를 걷어내고 흩어져 있는 보리 낱알을 거씨레비(가늘고 부드러운 댓잎으로 만든)로 쓸어 모아서 바람에 북데기(검부러기)를 날려 보낸다. 바람이 없는 날은 돗자리로 만든 풍석(風席)자리로 바람을 날려야 한다. 풍석자리의 중간 부분을 한쪽 발로 밟고 양손으로 손잡이를 단 자리 끝을 잡고 흔들어 바람을 내어 북데기를 날려 보내는 힘든 한 가지 일이 더해진다.

반들반들한 맑은 보리를 볏짚 가마니에 퍼 담으면 힘든 보리 타작이 마무리된다. 햇보릿쌀로 춘궁기를 넘길 수 있는 보리가 담긴 가마니들을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은 흐뭇하다.

보리를 거두어들인 논과 밭에는 바로 벼나 콩을 심어야 한다.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이어서 비가 알맞게 내리면 밭에는 서둘러 콩을 심는다. 이때 보리를 베어낸 밭에 심는 콩을 시기적으로 좀 늦게 심은 콩이라고 ‘끌갈이 콩’이라고 한다. 이렇게 심은 콩은 바로 싹이 나서 여름 무더위에 빨리 잘도 자라서 메주콩 나물콩 등이 된다.

논보리를 베어낸 논에는 바로 이어서 벼를 심는다. 이 시기에 심는 벼는 밭에서 기른 ‘건모’를 주로 심는다. 이런 이모작(二毛作)벼는 좀 늦은 시기이기에 심기때문에 ‘늦모’라고 하고, 하지(6월 21일경) 전 3일에서 후 3일쯤에 일모작(一毛作)을 하는 논에 심는 벼는 좀 일찍 심는다고 ‘올모’라고 한다(포항, 경주지방에서).

수리시설이 완전하지 않아서 천수답(天水畓)이 많던 지난 시절에는 애타게 기다리는 모내기 비가 제때에 내리지 않으면 하는 수 없이 모대신 조나 메밀 등의 밭작물을 심는다. 벼대신 심는다고하여 대파(代播)라하고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진다.

벼와 보리, 콩과 보리를 교대로 이어서 농사를 지으니 농지에는 잠시도 쉴 틈 없이 경작이 이어진다. 이런 보리농사도 지난 시절의 이야기이다. 요즈음은 보리농사를 거의 짓지 않고 조금 짓는 보리도 타작은 콤바인(combine) 등의 농기계가 모두 해내니 많이도 변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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