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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에서 또 다른 희망을 봤다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pmang@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7월01일 16시00분  
▲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쳐 여당의 아성이자 보수 정치의 텃밭으로 불리던 지역 정치권에 일대 병화가 찾아온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는 그간 지역 한나라·새누리·자유한국당은 ‘지게 작대기를 꽂아도 된다’고 할 정도로 일당 독식의 선거가 치러지곤 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달랐다. 자유한국당이 공천 과정에서 온갖 잡음을 내며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 자유한국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당선자를 냈을 뿐 참패 수준이었다. 지역 기초 단체장 선거에서도 무소속이나 여당 후보에게 패하거나 겨우 이기는 형국이었다

반면 그동안 대구 경북에서 거의 당선자를 내지 못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선전했다. 비록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에 당선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구미에서 더불어민주당 시장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경북 구미가 어떤 곳인가?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이자 한국당 소속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시장이 각각 3선을 지낸 곳으로 ‘보수의 성지’로 여겨져 온 지역 아닌가.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그만큼 뼈저린 패배가 아닐 수 없다. 진보 후보들이 25∼30%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던 구미에서 민주당 시장이 탄생한 것이다.

대구에서는 비례대표를 포함 광역의원 5명이 대구시의회에 대거 진출했다.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하던 일이다. 구·군은 전체 의원 116명 중 43%나 되는 50명이 당선됐다. 특히 대구 수성구의회는 의원 9명이 민주당 출신으로 의원 다수당이 됐다. 이는 일종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민주당 돌풍은 선거 이전부터 꾸준히 지역의 민심을 파고들면서 노력을 한 측면도 있지만, 자유한국당의 지리멸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여당의 ‘푸른색 바람’ 영향으로 그냥 후보들도 모른 채 묻지마식 표를 던진 경우도 허다하다는 분석이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대구·경북에서의 선전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자만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지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여당은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시민의 곁으로 더 다가가야 한다. 

대구·경북 민심은 날카롭고 현명한 선택을 했다. 지난 지방선거는 자유한국당엔 다시 기회를, 더불어민주당엔 희망을 줬다. 또한 특정 정당만을 맹신한 채 그저 그런 인물을 후보자로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했다.

6·13지방 선거 이후 대구·경북을 ‘보수의 섬’이나 ‘이번에도 빨간색’이니 하는 말들이 언론에 회자됐다. 또한 고향과 사는 곳이 대구·경북이라는 이유로 흔히 비속하게 이르는 ‘보수 꼴통’으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수의 섬’으로 불리는 대구 경북이 혹시라도 정부 여당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구·경북민은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국가의 정책 기조에 맞춰 미래 비전을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지역 인물을 키우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 6.13 선거를 통해 대구·경북은 절망보다는 오히려 희망을 보았다. 대구·경북의 6·13 선택이 2년 후 치러지는 총선에서는 또 어떻게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날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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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환 기자

    • 박무환 기자
  • 대구본부장, 대구시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