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푸르러지고 무더운 여름을 맞아, 이번 경북의 문화유산답사기로는 포항 냉수리 신라비를 찾아가보았습니다.
포항 냉수리 신라비는 경상북도 포항시 신광면 냉수리에서 발견된 신라시대의 옛 비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신라관련 비석 중 가장 오래된 비석이기도 합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 제264호로 지정된 비의 건립 연대는 계미년이라는 간지와 지도로갈문왕이라는 인명으로 미루어 볼 때, 눌지왕 27년 또는 지증왕 4년대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비는 재산 소유와 사후 재산 상속 문제를 기록해 놓은 것으로 공문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최초의 비라는 의의도 가집니다.
포항 냉수리비는 자연석 화강암의 전면, 후면, 상면에 글자를 새긴 삼면비입니다. 전면은 면을 다듬었으나 후면과 상면은 다듬지 않은 채로 글자를 새겼으며, 밑부분이 넓고 위로 올라가면서 그 너비가 축소되었습니다. 비석의 기록은 왕교를 받아 중신회의가 지증왕에 의해 주재된 것으로 되어 있는데, 학계에서는 이 중신회의를 신라 최고회의였던 화백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아직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냉수리비는 내용면에서도 6부, 갈문왕, 관등, 촌주, 도사 등 정치 제도사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을 다수 나타내고, 재산 분쟁 판결과 상속 문제 등은 사회 경제가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또한 고문서나 역사자료가 없어 잘 알지 못했던 고대신라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자료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고, 특히 국어학적으로는 이두의 성립 시기와 성립과정을 추정하게 하는 단서가 되어줍니다.
현재 이 포항 냉수리비는 신광면사무소 앞뜰에 보관되어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오늘 소개해드린 문화재인 포항 냉수리 신라비처럼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았지만, 역사적으로나 국어학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유물을 새로 알아보고 직접 찾아가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