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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를 가다] 19. 성주 성밖숲 & 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

자연과 내가 하나되는 곳 초록빛 '삶의 쉼표' 만나다

이재락 시민기자 등록일 2018년07월26일 17시44분  
성주 성밖숲 전경
성주의 성밖숲은 옛날 조선 시대 성주읍성 앞을 흐르던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가꾼 숲이다. 전해지는 얘기로는 성 밖에서 아이들이 이유 없이 죽는 일이 자주 일어났는데, 땅을 보는 지관이 마을에 있는 족두리바위와 탕건바위가 서로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재앙이 일어나기 때문에 중간에 밤나무 숲을 조성해야 한다고 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임진왜란 이후 밤나무를 베내고 왕버들을 심었다고 전해진다. 어쨌든 그 숲은 500년이 지난 지금 후손들에게 휴식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지팡이를 짚은 노거수
이 숲은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으며, 수령이 300~500년 되는 왕버들 55그루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나무들은 평균 둘레가 3m, 높이는 평균 12m가 넘는다. 숲을 걷다 보면 거대한 거인들이 듬성듬성 서 있는 듯하다.

요즘같이 폭염이 마치 폭격을 하듯 쏟아지는 때에도 이 숲 속은 고요하다. 뜨거운 직사광선은 큰 나무가 가지를 펼쳐 그늘을 드리운다. 수령 500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든든하다. 더구나 강변이어서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공원 내에 놓여 있는 의자나 바위 위에 앉아 있으면 한낮의 땀을 식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는 주민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한참 할아버지와 함께했을 이 나무들은 저마다 구부정한 허리에 지팡이를 짚고 있다. 오래된 존재들에게는 마땅히 경외감을 표해야 할 것이다. 이 나무들은 500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버티고 살아남았다. 약 500년 전, 그러니까 이 나무가 싹을 틔울 무렵인 1500년대 초반엔 유럽은 르네상스 시기였다. 콜룸버스는 미대륙을 발견했으며, 루터는 종교개혁을 시작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기 전에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인 줄 알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 시절 미켈란젤로는 천지창조를 그렸고,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를 집필했다. 우리나라는 조선왕조였고,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이 폐위되고 중종이 즉위했다. 신사임당과 황진이, 이황이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 뒤로 강산이 수십 번이나 뒤바뀌는 것을 지켜본 나무들이다. 왕조가 바뀔 때마다 흘린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보았을 것이고,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지켜보았을 것이고, 6·25 한국전쟁을 겪어내었다. 지금 지팡이를 짚고 있지만, 현재 우리 보다 앞으로 더 오랜 시간을 존재할 것이고, 우리의 이야기들을 후세들에게 전할 것이다.
성밖숲 안내도
성밖숲이 핫 플레이스가 되는 시기는 8월 초이다. 그때의 주인공은 왕버들도 아니고 시원한 강바람도 아니다.
곧 보라색으로 뒤덮을 맥문동
바로 숲 아래를 보라색으로 물들일 맥문동이다. 반그늘 및 나무 아래에서 잘 자라는 이 꽃은 연한 보라색을 띠며, 7~8월에 개화가 절정이다. 지금 꽃을 하나씩 틔우고 있는 중이며 8월 초가 되면 보라색 꽃이 어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되면 한여름 날씨를 뚫고 수많은 사람이 인생사진을 찍으러 이곳으로 모여든다.

성밖숲에서 약 20분 정도만 차를 달리면 가야산 자락인 백운동에 도착한다. 가야산의 주요 등산로의 들머리이기도 한 이곳에는 가야산야생화식물원과 역사신화테마공원이 조성돼 있어서 볼거리가 가득하다. 성인기준 2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두 곳 모두 관람 및 이용이 가능하다.
가야산야생화식물원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은 2층짜리 전시관과 실내 온실, 야외 야생화 학습원, 고산암석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야생화는 사람의 도움 없이 산과 들에 저절로 자라는 꽃들을 말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자생하는 야생화는 모두 4000종이 넘는다. 국토 면적 대비 중국이나 일본보다 많다고 하니 야생화들의 천국이다. 특히 가야산은 고도가 높아서 자생하는 야생화들의 스펙트럼이 넓으며 무려 649종의 야생화가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식물원 전시관
전시실에서는 각종 야생화 사진들로 눈이 화려해졌다면 이제 실제로 살아있는 나무와 야생화들을 보러 가게 된다. 온실은 작지만 알차게 구성이 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온실 특유의 습한 향과 후덥지근함이 느껴지는데 눈앞 호랑이 한 마리의 모습에 흠칫 놀라게 될 것이다. 익숙해질 때쯤 어디선가 포효소리가 들릴 텐데 그때 한 번 더 흠칫하게 될 것이다. 아무튼, 다양한 꽃과 나무, 걷기 좋은 산책길, 작은 연못과 그 안의 비단잉어들까지 걸을만한 길이다.
식물원 온실
온실의 출구는 꽃차 무료시음장으로 연결돼 있다. 직원 한 명이 노랗게 우려낸 차를 한 잔 내어주는데 목련꽃으로 만든 차라고 한다. 일반 녹차 같기도 한데 옅은 꽃향기가 배어 나온다.
꽃차 시음장
목련꽃차는 축농증과 알레르기 비염 및 기침에 도움이 되는 차라고 한다. 이곳에는 수십 종의 꽃차들을 구경할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꽃차를 물에 띄우면 꽃은 찻잔에서 또 한 번의 개화를 한다. 녹차 일색인 전통차 시장에서 꽃차의 가능성을 열고 콘텐츠가 크게 확장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
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으로 이동한다. 2개의 층으로 이뤄진 테마관은 2층부터 시작이 된다. 2층은 가야산 테마관으로 가야산의 자연경관과 생태를 소개하고, 각 바위 등 주요 명소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가야산의 야생화를 테마로 한 조명작품은 무척이나 화려하고 거의 예술 수준이다.
역사테마관 내부
가야산 주변의 성주, 고령 지역은 삼국시대 이전 고대국가였던 가야의 문화권이다. 그 문화를 꽃피운 가야의 창건설화인 정견모주의 설화를 3층 가야 신화테마관에서 보여주고 있다. 창건설화의 스토리를 파트별로 나눠 담았는데 다양한 조형물과 뛰어난 영상미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트릭아트 등 몇 군데의 포토존도 준비돼 있어서 아이들과 기념을 남겨도 좋을 듯하다.
소원바위의 소원들
3층 테마관의 끝에는 종이로 만든 바위가 있다. 종이로 만든 바위 옆에선 한 아이가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종이는 방문객들이 소원을 글로 적어서 걸어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원들이 모여서 거대한 바위가 만들어졌다. 소원들은 제 각각 다양하다. 간간이 로또 당첨을 비는 소원이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눌러쓴 소원에는 진심이 가득 느껴진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을 읽어보고 소원에 공감하며 그들의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는 소원 하나를 살포시 얹어놓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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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사진= 이재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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