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연구비 부당집행 등 조사···교수협, 비상식적 감사 중단 요구
20일 비상총회···공동성명서 발표
감사의 칼끝이 실제로 손 총장의 사퇴로 향해 있다면 파장이 예상된다.
과기부는 6월 18일 디지스트의 연구비 부당집행 의혹,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정 특혜 등 1차 민원이 접수된 후 7월 2일부터 20일까지 현장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7월 25일에는 펠로우(fellow) 임용과 연구과제 편법수행, 부패 비위 무마시도 등 2차 민원이 접수돼 30일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기부 감사관은 20일 오후 1시부터 8시간 동안 손 총장을 상대로 질의·응답 방식의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디지스트 교수협의회는 지난 14일 과기부 감사관과 면담에서 감사와 관련한 무성한 소문의 진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했지만, “총장 사퇴 압박을 한 바 없다”는 답변 외에는 감사의 주된 쟁점 등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곽준명(뉴바이올로지 전공 교수) 교협 회장은 “감사의 내용과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와 무관하게 감사관이 ‘총장 사퇴’라는 특정 목적과 결론을 갖고 임한 것이 아라는 합리적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일방적인 제보를 근거로 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총장을 압박해 사퇴를 종용하는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스트 교협은 비상식적 감사 중단, 대학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과기부에 요구했다. 또 손상혁 총장에게는 감사에서 지적당한 모든 사항에 대해 남김없이 디지스트 구성원에게 해명할 것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기관의 리더로서 헌신할 것을 촉구했다.
디지스트 신문 ‘DGIST News & Analysis’은 과기부 감사의 주요 안건은 손 총장의 펠로우 연장 과정, 연구원으로 고용해 행정업무를 부여했는지 여부, A 교수팀 연구원 인센티브 지급과 관련한 내부 특별감사의 타당성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총장의 사퇴를 촉구해온 A 교수가 이번 감사의 시발점이 됐다고 했다.
신문은 “A 교수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4월 3차례에 걸쳐 전체 교직원에게 총장 사퇴 촉구 서한을 보냈고, 손 총장은 입장을 공식문서로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A 교수가 보낸 서한과 과기부 감사가 겹친다는 점을 근거로 A 교수가 과기부에 투서를 넣어 감사가 시작됐다고 추정된다”고 했다. 또 “나머지 2개 의혹과 관련해서도 총장이 사퇴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는 게 보직교수들의 중론”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문은 그래서 과기부의 감사를 ‘비상식적 감사’라고 주장했다. 실제 이번 감사 때문에 영어와 물리, 프로그래밍 분야 2학기 초빙교수 임용과정 중 최종총장면접이 미뤄지고 있고, 9월 3일 개강이 임박한 상황에서 학상 업무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 3월 취임한 손 총장은 지난 10일 오후 과기부의 감사를 받다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5일 만에 퇴원했다. 전임 신성철 총장으로부터 70세까지 보장을 받고 2012년 6월에 펠로우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