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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교 계명대 교수가 말하는 지방소멸 대책

"국가 위기로 규정하고 중앙정부가 지역활성화 정책 수립해야"

정리=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8월26일 20시11분  
신진교 계명대 교수
△한국고용정보원이 올해 6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89곳(39%)이 소멸위험 지역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저출산·고령화의 산물인 소멸위험 지역이 농어촌을 넘어 지방 대도시권역 등으로까지 확산할 우려도 큽니다.

 지방소멸이라는 개념은 일본 창성회의 의장인 마스다 히로야가 2014년 향후 30년 이내에 대도시만 생존하는 극점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제기됐습니다. 지방소멸지수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대비 20∼39세 여성인구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상대 비중이 1대 1이 되면 인구가 유지되는 최소한의 방어선이 됩니다. 이렇게 볼 때 20∼39세 여성인구의 비율이 1대 1 이하로 줄어든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역의 소멸이 예상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지방청년의 대도시 유출 등으로 인해 소멸 가능 지역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멸위험 지역은 고위험지역(20∼39세 여성인구의 상대적 비율이 20% 이하)과 위험진입단계(상대비중 20∼50%)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둘에 해당하는 지역이 현재 89곳으로 전체 시·군·구 228곳 가운데 3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여기에 부산의 영도구와 동구, 안동시 등 기존의 농어촌 낙후지역이 아닌 지방 대도시 권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특단의 정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소멸은 더욱더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경북도청 소재지인 안동이 지난해부터 소멸위험 지역에 포함되는 등 공공기관 이전이 진행되는 거점지역까지 번질 우려가 크다고 합니다. 경북의 구체적인 현황은 어떻습니까.

 구미, 포항, 경산, 칠곡을 제외한 모든 시·군이 소멸위험 지역에 포함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전국 고위험 소멸지역 10곳 가운데 7곳이 경북에 소재한 지방자치단체라는 사실입니다. 안동과 김천, 경주, 영주 등 과거 경북을 이끌어 왔던 대표 도시들마저 소멸지역에 포함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결과 경북은 이미 교육, 고용, 부동산, 지방재정,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위험들에 노출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안동과 김천은 도청 이전지와 혁신도시로서 경북의 성장을 이끌어가야 할 거점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소멸지역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경북 농촌 지역의 인구 순유출을 막을 대안은 있는지요.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별법을 만들어 지역 활력 특별교부세와 더불어 지역발전 특별회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노력은 어떻습니까.

 일본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인구감소를 억제하면서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인구집중을 시정함은 물론, 지역에서 살기 좋은 환경을 확보해 장래에 활력있는 일본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2014년 11월 21일 마을·사람·일 창생법을 제정했습니다. 2040년까지 없어질 기초지자체가 1727개 가운데 약 절반인 896개로 예상하고 해당 법률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기본이념, 국가의 책무, 지자체의 책무, 법안의 실행을 위한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마을·사람·일자리 창출본부를 설치를 통한 종합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이 법의 기본관점은 인구감소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과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조정전략을 동시에 실시해 도쿄 일극 집중의 시정, 젊은 층의 취업과 결혼, 자녀교육에의 희망실현, 지역 특성에 부합한 지역 현안 과제의 해결 등을 도모하는데 방점을 맞췄습니다.

△일본의 노력을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해야 합니까.

 현재 일본이 경험하고 있는 많은 사회경제적 현상들은 우리의 가까운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방소멸이 지방의 중소도시를 넘어 결국에는 우리나라 대도시까지도 침투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가 차원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방소멸을 국가의 위기로 규정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적·장기적으로 수립·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 총리 직속의 지방창생본부가 있고, 우리나라에는 지역발전 5개년계획의 수립과 실행에 책임이 있는 지역발전위원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과 권한 측면에서 일본보다 미력하고 불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과 권한을 강화함은 물론, 총체적 관점에서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지원기구의 마련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상호협력을 통해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 및 기본계획은 보건복지부의 저출산 해소 정책에 집중돼 있어서 지방소멸 대응책으로는 미흡해 보입니다. 나아가 지방소멸 해당 지역이 스스로 필요에 따라 투자할 수 있도록 포괄보조 방식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지방소멸 위기 대응책의 하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경북지역의 경우 지역경제의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성장 역동성 역시 약화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역산업의 일자리 흡수력이 대단히 낮고, 고용률과 실업률의 변동성이 높아 일자리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있습니다. 지역 청년의 역외유출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와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8683명의 청년 인구 순유출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은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일자리 미스 매치가 심각한 수준에 와있는 등 상황은 매우 어렵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대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적절한 급여 수준과 안정된 일자리가 제공될 경우 지역을 떠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역을 떠나는 이유 역시 급여 수준과 안정된 일자리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반영한 정책을 빨리 내놔야 할 것입니다.

△국가나 지방정부가 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입니까.

 국가 차원이든 지방 차원이든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에는 구성주체들 사이의 협력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성장, 고령화, 청년 일자리 이슈의 배경(인구구조의 변화 및 기대수명의 증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봅니다. 같은 목표를 지향한다 하더라도 달성방법에는 차별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대안을 선택을 하는 부작용은 항상 따라옵니다.

이런 점에서 지방소멸 대응 정책도 국가 차원의 합의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성과 제고를 위해 협력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특정의 정책은 반드시 다른 그 어떤 요인과 관련되게 돼 있습니다.

현재 청년일자리 관련 정책 역시 우리나라 사회가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 미스 매치 해소와 좋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에 대한 동반자 인식과 그에 상응하는 지원, 지방 청년들의 임금보전, 우수기업의 전략적 육성, 임금체계의 혁신 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에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이에 대한 동의와 협력, 그리고 신뢰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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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수 기자

    • 배준수 기자
  • 법조, 경찰, 대학, 유통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