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 제기 비롯
국제 정세 흐름 속 외교 차원 결정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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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안건이 논의될 지, 논의 된다면 ‘서울 답방’이 성사될지 관심을 모은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서울 방문 여부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첫 정상회담 때도 논의된 바 있지만 지금까지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남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남북 정상 간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초청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높고 김정은 위원장 역시 우리 측의 서울 답방 초청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선대인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경계 밖으로 나가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개방적인 통치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회담 때 파격적인 야간 시찰을 나가는 등 ‘은둔’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다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서울 방문은 남북 정상회담의 역사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가지는 만큼 상당히 전략적인 판단하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또 한 번 교착에 빠질 때 돌파구 차원의 서울 방문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특히 종전선언 논의 단계에서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미 간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우리 정부가 먼저 3자 서울 정상회담을 제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자 정상회담의 경우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의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을 남측에 ‘손님’으로 가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고 외교 성과를 위한 ‘결단’ 내지는 각국 정상 간 동등한 외교 행보 차원인 것으로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은 이미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의전 및 경호 문제 등에 대한 1차적인 점검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방남도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이념의 차이에 따른 정치적 논쟁, 또는 양측 지도 체계의 ‘급과 격’의 문제보다는 다각적인 국제 정세의 흐름 속 외교 행보의 차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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