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고용동향을 보면 8월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5000명이 증가한 7월에 ‘재난 수준의 고용쇼크’라 했는데 이러면 쇼크가 아니라 ‘고용참사’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50조 원 넘게 투입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 돼 고용참사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구조적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영세 자영업 분야 고용 감소를 초래한 것이 큰 원인이다. 또한 한국경제의 주축인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인 것도 요인이다. 제조업의 위축은 관련 도ㆍ소매업과 숙박ㆍ음식점업 일자리도 쪼그라들게 했다.

이런 고용참사 통계를 보면서 추석 밑 취업준비생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아가리 취준생’이란 조어가 있다. 입의 비속어인 아가리와 취업준비생이 붙여진 말이다. 주위의 기대와 시선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취업을 포기한 사람을 이르는 서글픈 말이다. 지난해 연말 내놓은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국민 65%가 ‘노력을 통해 사회·경제적 지위를 끌어올릴 수 없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사회구조가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망가뜨려 놓은 것이 그대로 국민의식에 드러나고 있다.

부모의 재력과 출신 대학, 문화적 수준이 다르다 해도 소수에 집중된 부와 권력, 기회의 불평등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자괴감을 준다. 금수저와 은수저, 흙수저의 '수저 계급론'이 고착화 되고 있다. 특히 지방대학을 나온 서민 가정의 취준생들은 수십, 수백 번의 자소서를 밤새 쓰고 지원서를 내보지만 면접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광탈(빛의 속도로 탈락)’했다는 푸념들이다.

마이클 샌델의 주장처럼 우리 사회에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가 공정하게 배분되는 정의가 실현되게 정부와 정치권이 취준생의 마음으로 진실하게 일자리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가을 취업 시즌을 앞두고 추석을 맞는다. 그들에게 “명절이라고 쉬면 되겠니?” 하지 말고  잡코리아 설문조사에서 취준생에 힘이 되는 말로 조사된 “잘하고 있어”, “수고했어”, “힘내”라고 위로해 주자.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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