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일부 조합원 문서·수첩 강탈…정치권 개입자제 촉구

포스코가 새로운 노조가 설립된 지 일주일만 첫 노사 대결상황이 발생, 향후 노사관계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26일 포스코에 따르면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3일 노무협력실 직원 3명이 임시로 사용하고 있던 포스코 인재창조원 사무실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5명이 무단침입해 사무실 내부를 불법 촬영하고, 책상 위에 있던 문서와 직원 수첩 1권을 강탈해 도주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여직원 1명을 포함한 직원 2명이 팔과 다리에 치료를 받는 등 신체적·정신적 상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이들이 무단침입하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2명이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으며, 나머지 3명도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들에 대한 조사결과 최근 노동조합에 가입해 외부 정치인 관련 행사에 참가했던 직원들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빼앗긴 문건과 수첩은 지난 24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국회에서 “포스코가 명절 연휴 동안 은밀하게 노조 와해 공작을 펼치고 있었다”며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추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이 문건을 공개한 것과 관련 포스코도 외부 정치권 개입 우려 및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날선공방을 펼치고 있어 자칫 정치권과의 갈등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것과 같이 회사는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 있고, 특정 노조에 대해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르고 있다”며 “우리 노조원들도 적법하게 노조활동을 해야 하며, 폭력·절도 등 불법적인 행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들이) 타부서 사무실에 무단 침입해 회사 문서와 개인 수첩을 탈취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자신들의 범죄행위는 감추고 마치 노무협력실에서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한편 모 공중파 방송과 정치인들에게 제보해 자신들이 입장을 대변해 보도하거나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관련자에 대해 경찰수사와 별개로 회사 규정에 따라 엄중처벌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회사 내부 노사 간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확대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외부 개입으로 인해 노사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 달라”며 정치권의 개입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추혜선 의원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포스코 인재개발원 사무실에서 확보한 노조대응 문건 및 직원수첩을 공개하고, 포스코가 추석 연휴를 이용해 노조와해 공작을 펼쳤다고 밝혔다. 특히 추 의원은 “포스코 최고위층의 지시나 동의에 따라 종합적인 노조 무력화 대책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해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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