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만취 상태에서 뺑소니 사고를 내고, 추적하는 시민과 경찰을 피해 43㎞가량 도주극을 벌인 50대 남성이 결국 경찰에 검거됐다.

2일 오후 11시 44분께 부산 남구 감만동 신선대 부두 인근에서 시민 A씨가 “음주 운전으로 추정되는 화물차량이 내 차량을 받은 뒤 달아난다”는 신고를 112로 했다.

소렌토 차량 운전자인 A씨는 도로에서 비틀거리며 가는 포터 차량이 음주 운전인 것을 의심하고 뒤를 따라가던 중, 포터 차량이 A씨 차량 백미러를 치고도 멈추지 않고 달아나자 신고했다.

경찰은 포터 차량을 뒤쫓는 A씨와 통화를 하면서 도주로 인근 순찰차를 동원해 추적을 시작했다.

신선대 부두 인근에서 시작된 추격전은 광안대교와 해운대를 넘어 부산울산고속도로까지 이어졌다.

43㎞에 달했던 이 도주극은 30여 분 뒤인 3일 0시 11분께 부산울산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막을 내렸다.

3개 관할에서 나온 순찰차 4대와 A씨의 차량이 포터 차량을 에워싸며 압박했고, 포터 차량은 마침내 멈춰 섰다.

경찰은 운전기사 B(53)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B씨는 체포과정에서 경찰관 얼굴을 폭행하는 등 저항하기도 했다.

B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165%로 면허 취소 수준에 달했다.

경찰은 “B씨가 도주를 하며 순찰차량을 들이받을 듯 위협하고 3개 지역 관할을 넘으며 달아났지만, 관할을 의식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했다”면서 “검거에 도움을 준 A씨에게 매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음주 운전 의심 차량을 발견한 시민이 영동고속도로까지 쫓았으나 경찰은 관할을 이유로 45분 뒤에야 나타난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의 질타가 있었다.

이에 경찰청은 신고자가 범죄 의심 차량을 추격하며 112로 신고하는 등 차량 추격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관할을 의식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현장 대응하라는 지시를 전국 경찰서에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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