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마비로 뿔난 시민-집회 참가자 간 마찰 중재

21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민주노총 대구지역 노동자 총파업대회가 열린 가운데 대화경찰들의 활약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줄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민주노총 대구지역총파업투쟁본부(이하 민노총)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총파업 집회를 벌인 21일, 집회 장소 곳곳에서 불편을 느낀 시민과 집회 참가자가 마찰을 빚었으나 ‘대화 경찰’이 등장하면서 모두 일단락됐다.

민노총은 노동 적폐 청산,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산입범위 꼼수 등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해 강력히 촉구하며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집회를 이어나갔다.

사측에 파업을 선언한 후 집회 장소로 모인 약 3000명의 노동자는 노동 환경 개선을 촉구하며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사무실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시민들은 집회 참가자들이 만든 약 1㎞ 행렬의 거리행진으로 큰 불편을 겪었고 결국 사건이 터졌다.

대구지방·고등법원에서 MBC네거리로 우회하려던 운전자가 집회 참가자에게 경적을 울리며 불만을 터트린 것. 집회 참가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운전자에게 달려가 차에서 내리라며 언성을 높였고 운전자와 집회 참가자는 서로 욕설까지 벌이는 등 격한 다툼을 이어나갔다. 이때 대화 경찰이 나섰다.

운전자와 집회 참가자를 먼저 떨어뜨린 경찰은 대화를 시도했다. 운전자에게는 합법적인 집회로 진행 시간, 집회 참가자의 입장 등을 차분히 설명했다. 집회 참가자에게도 거리행진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도 이해할 부분이라고 설득했다. 대화 경찰의 중재로 운전자와 집회 참가자가 화해하면서 격했던 싸움은 마무리됐다.

이날 투입된 대화 경찰은 지방경찰청 1·2기동대 소속 10명과 여성경찰 2명, 수성경찰서 2명 등 총 14명이다.

이들은 시민과 집회 참가자 간 마찰을 중재할 뿐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민원도 일선에 나서 해결한다.

민노총 총파업 집회에 대화 경찰로 나선 김종훈 수성경찰서 정보관은 “차가 막혀 진입할 수 없는 길로 들어온 운전자에게도 우회 차로를 안내했고 버스가 늦게 오자 불만을 터트리는 시민과 집회 참가자 간 싸움이 발생하기도 해 얼른 중재에 나섰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구 1호 대화 경찰인 주경희 수성경찰서 정보관은 “그동안 사복을 입은 경찰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폭력 경찰과 같은 말도 나왔는데, 대화 경찰이라는 표시를 보여줌으로써 안전한 집회로 인도할 수 있게 됐다”며 “집회 현장 소통의 창구로 역할을 하면서 평화적인 집회 문화가 조성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화 경찰은 지난 8월 1일 경찰청이 스웨덴 대화 경찰을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한 제도다. 같은 달 15일 서울에서 진행된 집회에 첫 시범 운영한 후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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