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정책실장, 이른바‘김&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 경제팀 3인방 중 한 사람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0일 포항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폭 문제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신임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함께 정책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국민이 ‘혹독한 보릿고개’라고 할 만큼 경제 고통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 정책 조정의 일면을 내비친 것이다. 문재인 경제팀의 실험적이고 과격한 제도의 시행으로 국민의 고통이 심각해 진 상황에서 뒤늦게 경제팀의 핵심 인물인 ‘김&장’을 경질한 뒤에 나온 현장에서의 발언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미 식당이나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취업 준비생은 물론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 대학생들까지 설 자리를 잃은 뒤에 나온 뒤늦은 발언이어서 사실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정부가 국민을 향해 ‘지켜봐 달라’고 하지만 사실 지켜보는 수 밖에 도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지 않는가. 경제 정책을 실행하는 정부의 경제팀은 아무리 국민이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 목소리를 높여도 막무가내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체된 문제인 정부 2기 경제 팀에 대해서도 그다지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경북과 대구의 현실만 봐도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지적처럼 한국경제가 ‘국가비상사태’ 수준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다. 경북과 대구의 철강과 전자, 자동차 등 산업 전반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1년 새 실업자가 1만2000여 명 늘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1만7469명이고 체불 금액도 23%나 증가했다. 올해 10월까지 실업급여 수급자가 5만1042명, 실업급여 지급 총액이 3263억4700만 원이나 된다. 1년 새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7400여 명 늘었고, 실업급여 금액 또한 약 790억 원 늘었다. 실업자와 영세 기업체 근로자 수만 명이 고통 속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실업급여 같은 정부 지원은 일자리를 잃은 사람에겐 근근이 연명하는 수준의 지원에 불과한 것이다.

전국의 경제고통지수가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 한다. 전국의 16개 도시 대부분이 실업자가 급증하고, 소비자물가가 상승해 국민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구는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해 경제적 고통을 수치화 한 경제고통지수가 6.3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경북 또한 5.6으로 전국에서 상위권이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은 현실과 괴리가 있는 이념에 치우친 경제 정책을 과감히 폐기하거나 수정해야 한다. 실사구시의 친시장·친기업 정책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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