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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리더십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donlee@kyongbuk.com 등록일 2018년12월18일 17시42분  
국토면적이 우리나라의 5분의 1 밖에 되지 않고, 인구도 200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 네덜란드.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의 나라다. 작은 나라지만 네덜란드는 축구 명 감독이 많이 배출됐다. 한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딕 아드보카트도 네덜란드 사람이다. 한일월드컵 다음에 열린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네덜란드 출신 사령탑이 4명이나 됐다.

네덜란드에서 감독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무명 선수를 조련해서 빅리그에 높은 값으로 파는 일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영웅이 된 히딩크 감독 역시 에인트호번에 박지성과 이영표를 영입해 프리미어리그로 밀어 올렸다. 히딩크는 청년 시절 스타급 선수는 아니었다. 그저 그런 선수로 국가대표팀 근처에도 못 가봤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 지도자로서는 오히려 적격이다. 유명 선수 출신 감독들은 자만심이 있어서 독선적이고, 잘하는 선수들만 챙기는 경향이 있어서 팀워크를 깨뜨리기 쉽다. 하지만 무명선수 출신 감독은 못하는 선수를 배려하고 기회를 더 준다.

히딩크는 무명이었던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을 키워냈다. 명 감독은 선수들이 믿고 따르게 하는 힘이 있다. 한일월드컵 때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고 벤치로 달려가 히딩크의 품에 안긴 것은 신뢰와 존경의 표시였다. 감독의 자질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감독과 함께 수석코치를 맡아 4강 신화를 쓴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의 영웅이 됐다. 스즈키컵 우승을 일궈내 베트남 축구의 최대 영광을 선사한 박 감독 역시 히딩크처럼 선수 시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선수들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고, 부상 선수에게 자신의 비즈니스석을 양보해 주는 등 선수들에게 아버지 같은 믿음을 줬다.

베트남 선수들은 박 감독을 ‘짜’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베트남에서 ‘짜’는 아버지를 의미한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박 감독에게 ‘파파 리더십’, ‘마음을 훔친 영적 지도자’라 호평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박항서 리더십 또한 선수들을 믿고 배려하는 ‘아버지 리더십’이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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