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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한그루 한그루 마다 '최고의 사과' 목표

돈되는 농사 부농꿈 자란다-청송 청운자연농원

이창진 기자 cjlee@kyongbuk.co.kr 등록일 2019년01월08일 20시31분  
임태식,박정숙 부부가 수확한 사과를 택배주문받아 사과선별하고있다.
“각종 교육을 통해 배운 영농기술을 소화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만 합니다. 자신의 농장 환경에 맞게 적용해야지요. 결국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성공의 핵심입니다”

청운자연농원 임태식(64)·박정숙(59)씨 부부는 청송 꿀사과의 산증인이다. 도시에서 생활하다 1970년대 말 고향으로 귀농한 임씨 부부는 농기계수리센터를 운영하다 1980년대 중반에 땅 1만3200㎡(4000평)를 구입해 사과 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임씨 부부가 사과 농사를 제대로 짓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부터다.
사과수확
임 씨는 학업을 마친 후 고향인 청송을 떠나 대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택시 운전을 하기도 하고 공장에 취업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79년 청송으로 돌아와 농사에 뛰어들었다. 그가 농업에 종사하기로 결심한 1970년대 초반은 농촌 젊은이들이 서울로 빠져나가는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이 두드러질 때였다. “처음 귀향해서는 농기계 수리센터를 운영했어요. 농촌 경제가 점점 열악해져서 운영이 힘들더라고요. 결국 어렵게 시작한 수리센터 자본금마저 날리고 말았습니다.”

농촌의 일손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가꾸지 않아 망가진 땅은 늘어만 갔다. 그는 주변의 이농(離農)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적금대출과 신용대출금을 이용해 1981년 땅 1만3200여㎡(4000여 평)를 샀다. “그 땅은 완전히 황무지나 다름없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모두 비웃었죠. 아무것도 모르는 농사 풋내기가 막무가내로 큰 땅을 샀으니 얼마나 우스웠겠어요.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고 그 땅을 모두 일궈 사과 과수원으로 만들었습니다”
임태식,박정숙 부부가 사과나무 전정을하고있다.
임씨는 경험도 영농 지식도 없었다. 하지만 주변 선진농업지를 찾아 견학하고 영농기술을 꾸준히 익히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정말 힘든 시기가 많았습니다. 실은 과수원 땅을 매입하면서 한우 12마리도 사들였는데 모두 폐렴에 걸려 죽었거든요. 그때 포기했다면 오늘 이런 보람을 느끼지 못했을 테니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 씨는 “당시엔 약제나 영양제 사용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며 “병해충 종합관리(IPM) 농법을 접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기술영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임 씨는 약제 방제를 1년에 7~9회로 줄여 저농약 인증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연차적으로 왜성대목(M9)으로 묘목 갱신을 꾸준히 추진했다.
임태식 씨 사과나무 전정
임 씨는 현재 3곳에 과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원이 위치한 토양·기후가 제각각이지만 생산되는 사과의 품질은 균일하다. 비결은 바로 과원·나무마다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거기에 맞게 배수, 영양분, 방제 등으로 관리하는 일명 ‘맞춤형 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이지만 평지와 산지의 토양과 밤·낮 기온이 제각각인데 이를 정확하게 파악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임 씨는 강조했다. 예를 들면 배수가 잘 안 되는 곳엔 유공관을 설치하고 과원 밀집지역엔 동떨어진 과원보다 세밀하게 방제해야 한다고 했다.
과수원 전경
임 씨는 나무 관리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우선 직접 접을 붙여 M9 묘목을 자가 생산해 과원 갱신을 했다. 현재 3만9600㎡(1만2000평) 과원의 3분의 2가 직접 생산한 묘목이다. 그만큼 한그루 한그루에 대한 특징을 정확히 알고 있다. 수정단계에서는 머리뿔가위벌을 방사해 수정률을 높이고 있다. 그는 “청송지역은 산간지대라 상대적으로 야간기온이 낮아 수정률이 낮기 때문에 비정형과도 많이 발생됐다”며 “벌로 수정률을 높이면서 정형과가 많아지고 굵기도 커졌다”고 말했다.

나무는 세장방추형을 유지하고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임씨가 직접 개발한 가지 유인 방법이다. 가지 유인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추 대신 철사를 사용하는 것. 제일 하단의 가지를 유인한 후 하단에서부터 가지와 가지 사이에 철사로 고정시켜 유인한다. 그는 “추를 사용하면 가지가 계속 처지는 단점이 있는데 철사를 사용하면 원하는 각도대로 정확하게 유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철사를 사용한 가지 유인은 작업속도가 빠르고 재사용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 때문에 인근 농가들이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청운자연농원 냉동 저온창고
과원에서 사용하는 각종 농기계도 직접 개발한 것들이 많다. 반사필름을 깔아 주는 피복기, 수확용 리프트기, 승용경운기를 개조한 제초기 등이 대표작이다. 일반 농기계도 시작 버튼을 옮겨 부착하는 등 사용하기 편리하게 개조한 후 사용한다.

자신이 터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항상 함께 나눈다. 그래서 그의 과원은 견학장소로 각광을 받고있다. 최근엔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사과나무 분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임 씨는 “사과나무 분양사업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청송농협 사과공선회장, 사과작목반장으로 활동하면서 기술 보급과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임씨 소유 과수원 중 한곳을 돌아보다가 몇 그루 사과나무에 이름표가 걸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과 모양의 이름표마다 각각 다른 이름들이 새겨져 있었다. “사과나무를 일반에 분양했거든요. 거기 써 있는 건 분양 받은 사람들의 이름이에요”

임 씨는 현재 청송사과나무분양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임 씨 과수원 매출은 연간 1억5000만원 정도다. 임씨가 소유한 과수원 중 청송군 농업기술센터와 가까운 곳은 사과 재배에 관심이 있는 농업인과 외지인의 견학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그는 “미래 농업인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주변 농가들에 사과 재배 기술을 전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농업이 발전해야 나라가 산다’는 생각으로 농업인들을 한곳으로 결집시키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다 같이 잘 사는 농촌’을 만드는 것이 그의 바람이자 목표다. 무뚝뚝한 경상도 말씨의 임씨가 이 지역 사람들의 신임을 얻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사과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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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진 기자

    • 이창진 기자
  • 청송·의성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