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권영진 "모든 지원 약속"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후 대구 중구 포정동 주상복합 건물 화재 현장을 방문해 소방관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19일 오전 7시를 조금 넘은 시각.

검은 연기가 대구 중심부에서 피어올랐다. 중구 포정동 대보사우나에서 불이 난 것이다.

화재 접수를 받은 소방당국은 즉각 출동했으며 다행히 빠른 시간 내 현장에 투입됐다.

신고접수가 이뤄진 시간은 오전 7시 11분, 중부소방서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불과 4분에 뒤였다.

인근 주민은 “이곳은 주차단속 카메라는 물론 해가 진 뒤에도 차량을 통해 주차 단속을 하고 있다”며 “평소에는 불만이 많았는데 소방차가 빨리 도착한 것을 보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소방차 진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큰불은 화재 접수 20여 분만에 모두 잡혔다.

그런데도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당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차 50여 대를 비롯해 경찰 차량 등이 몰려 인근 도로를 모두 차지해 혼란이 일어났다. 화재 장소가 사우나였던 만큼 제대로 옷을 갖추지 못하고 대피한 사우나 이용객도 2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나 내에 있다가 옥상으로 대피한 이두진 씨(79)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짐 등을 찾기 위해 다시 현장을 찾았다. 이 씨는 대피 당시 들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손전등을 여전히 손에 쥐고 있었다. 이 씨는 “목욕탕에 있는데 갑자기 연기가 들어오면서 전기가 나갔다”며 “손전등을 찾아들고 대피로를 따라 옥상으로 이동했다”고 화재 당시 대피 상황을 설명했다.

사우나 이용객은 물론 위층 주거 시설에 있던 주민 100여명도 옥상으로 신속하게 몸을 옮겼다.

주민들 중 일부는 화재 경보음을 들었다고 진술한 반면 일부는 경보음이 없었다고 진술하는 등 상황 전파에 대한 시각이 엇갈렸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연기를 흡입한 주민들은 임시 대피소에 모여 병원 후송을 기다렸다.

안정이 중요한 만큼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통제가 이뤄졌다.

소식을 듣고 대피소를 찾아온 가족들은 피해자들의 생사와 후송 병원 등을 소방관들에게 물어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와 함께 불이 난 건물 1층 상인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화재 진압과 함께 아파트 입주 가구 중 문이 닫혀 있던 곳에 대한 수색작업이 이어지면서 가게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화재 진압으로 내려온 물 때문에 건물 내부가 다 젖었을 것”이라며 “이날 하루만 장사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화재 현장과 가게가 정리될 때까지 장기간 장사를 못 할까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대형 인명피해의 위기감이 높았던 만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오전 11시 30분께 현장을 찾았다. 소방당국으로부터 화재 상황을 들은 뒤 김 장관은 현장을 둘러봤다. 김 장관은 “유가족과 피해자 지원에 만전 기하며 화재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필요하다”며 “사상자별 일대일 전담 공무원을 배치, 빠르게 수습해 달라”고 당부한 뒤 현장을 떠났다.

권영진 시장도 현장을 찾은 뒤 시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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