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사연구단, 이강근 연구단장·해외조사위원 일문일답
연구단 총괄책임자인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열발전소에서 진행된 물 주입에 의해 촉발됐다.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 간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지난 2018년 3월, 23억원을 투입해 정부조사연구단을 꾸려 1년가량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다음은 이강근 연구단장을 비롯한 연구에 참여한 해외조사위원들과의 일문일답.
△유발지진과 촉발지진의 차이가 무엇인가.
-이강근 = 유발지진은 유체 주입의 자극이 된 범위 내에서, 촉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너머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촉발지진’이라고 했다.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다.
△연구 결과는 유발과 촉발을 구분하고 있는데 각각 책임이 다른 것인가. 당시 지진이 발생한 단층이 임계상태였다는 의미는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의미인가.
- 이강근 = 과학적 결과에 기반한 설명이며 자연지진은 아니다. 오늘 발표한 내용은 PX-2(지열정)에 가해진 고압으로 인해 규모 2~3 수준의 작은 지진들이 유발된 점에 더해 포항지진 본진이 자연지진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촉발지진이라고 말했다.
△포항지진이 유발이 아닌 촉발 지진으로 발표된 이유는.
- 이강근 = 응력변화에 따른 영향을 계산한 결과, 수리자극을 통해 포항지진의 단층을 움직일 만큼 충분한 응력을 얻지 못한 것으로 계산됐다.
△연구결과에는 수리자극에 의해서 유발 또는 촉발지진이 발생했다고 나왔다. 본진 이전 수차례 미소지진이 관측됐던 당시 지열발전 연구를 중단하거나 쌓인 응력을 해소했더라도 포항 지진이 발생했을 것이라 생각하나.
- 이강근 = 연구단은 지진 발생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만약의 상황에 대한 답변은 정확하게 드릴 수 없다.
- Domenico Giardini = 지진 발생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포항단층은 원래 존재했으며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였다. 시간문제였을 뿐 지진 발생 위험성을 갖고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
△포항지진과 경주지진과의 연관성은 없나
- William Ellsworth = 경주와 포항지진의 연관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두 개의 지진은 서로 영향을 주기에는 물리적으로 너무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두 지진이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은 도출되지 않았다.
- Domenico Giardini = 경주지진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이고, 포항지진은 EGS(인공저류 지열발전)가 유발했다는 점이 다르다.
△사이언스지에 실린 고려대학교 이진한 교수팀의 논문과 이번 조사 결과에 다른 점이 있다면.
- 이강근 = 결과에서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기존 연구들의 경우 진원의 위치가 제각각이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진원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단층면에서 작은 지진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점이 특별하다.
포항지진 본진이 EGS와 거리가 멀어질 경우 지진의 해석이 뒤바뀔 수 있었기 때문에 특히 진원의 위치가 중요했다.
△추가적인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나.
- 이강근 =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만 진행했기 때문에 차후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진단은 연구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이 문제는 지진학자들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다.
△지진을 유발한 단층이 임계상태에 있게 된 원인을 설명할 수 있나.
- 이강근 = 2016년 경주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포항지진을 일으켰던 단층에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해 봤다. 그 결과, 두 지진은 단층에 포항지진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응력을 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