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이뤄지는 각종 관급 공사에 지역 업체가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북과 대구 등 지역에서 시행하는 공사나 사업들이 지역 업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지역 업체보다 서울과 수도권 등 외지의 업체들이 독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후 관리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때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당사자 관련 계약 법률(지방계약법)’을 하루빨리 손봐야 한다. 지방계약법에 의하면 ‘추정가격이 2000만 원 미만일 경우 수의계약, 5000만 원 이하(임차)~3억 원(종합공사)까지는 지역 업체를 대상으로 한 지명입찰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 범위를 넘어서는 공사나 사업의 경우 공개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3억 원이 넘는 그야말로 ‘이익이 남는’ 지자체 발주 사업에는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밖에 없는 지역 기업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 같은 문제 해소를 위해 대형건설사업 등의 경우 지역기업들과 일정 비율의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시행사업이 컨소시엄을 만들 만큼 대형사업이 많지 않아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국책사업 역시 일부 지역기업과 컨소시엄 형태의 참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책사업이 중앙 대형건설사 등에 몰리면서 지역에서 이뤄지는 국책사업에 지역기업은 아예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 대형 국책 사업이 있다고 해도 대형 건설사만 배를 불릴 뿐 지역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계약법상의 규정이 단순히 지역기업들의 사업낙찰만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에서도 문제가 많다. 지난 2015년 말 포항생활체육야구장 간이전광판 공사를 공개입찰방식으로 공모한 결과 서울업체가 낙찰받아 공사를 시행했다. 준공 3년여 만인 지난 3월 전광판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고장 났지만 제때 수리를 하지 못하면서 ‘2019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상권 B’리그가 2주째 파행을 겪었다. 지난 2012년 준공한 포항시 북구 우현동 미군저유소~포항역간 구 철도부지 공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된 실개천 LED는 1억 원 이상 투입해 만들었지만 1년 여 만에 고장으로 인해 가동 중단됐다. 시는 이를 수리하려 했지만 시공사가 부도난 데다 운영시스템 설계도마저 없어 결국 가동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는 한 두 가지 예에 불과하지만 사후관리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일선 시군에서는 또 지역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유리한 점이 많지만 자칫 구설이 일수 있기 때문에 공개입찰을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을 담은 지자체 사업에 지역 업체를 보다 많이 참여시킬 수 있는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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