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좌담 - 포항 경제 활성화 대책과 서민경제 살리기

경북일보 임성남 부국장의 사회로 박승호 포항시장과 최영우 포항상의회장, 조봉래 포항제철소장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별 좌담을 하고 있다. 김우수기자 woosoo@kyongbuk.co.kr

요즘 중앙 정부와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제 정책(시책) 키워드는 '서민경제 살리기'와 '지역경제 살리기'라고 할 수 있다.

중앙정부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친서민 정책' '대기업 및 중소기업 상생'을 부르짖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시장·도지사(구청장·시장·군수)들은 기업유치(공단조성)와 일자리 창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북일보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박승호 포항시장과 최영우 포항상의 회장, 조봉래 포항제철소장 등 3인과의 특별 좌담을 통해 포항 지역 경제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박승호 포항시장

◆사회= 먼저 포항지역 경제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신지요.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씀해주시죠.

△박승호 시장(이하 존칭 생략)= 일자리 부족이나 공공 요금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시는 시예산 가운데 24%를 투입해 저소득 빈곤층의 생계안정과 취약계층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최영우= 포항은 일부 아파트 밀집지역 상가만 활기를 띄고 있을 뿐 중앙상가나 죽도시장을 가보면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은 곳이 많고, 부동산 가격도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주변 환경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포항진출을 법적으로 막을 길은 없겠지만 각종 용역업체 선정이나 물품구매, 금융기관 이용, 인쇄물 발주시 지역 업체(물품) 이용 등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합니다.

최영우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사회= 대통령께서도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협력을 특별히 강조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포항의 경우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조봉래= 포스코 패밀리 차원의 일관된 상생협력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4차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1차 협력기업 납품 단가 조정시 변동분을 계약약관에 반영토록 유도하는 한편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3천300억원 규모의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조성하고 있으며, 2천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펀드 운용으로 협력 중소기업에 저리로 대출해주고 있습니다.

△최영우= 우리 포항은 타 지역에 비해 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아주 모범적으로 잘 실천해 오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대표적인 기업인 포스코가 회장 직속으로 '상생협력실천사무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04년부터 모든 공급사를 대상으로 금액에 상관없이 결재 금액을 납품 후 3일 이내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조봉래 포항제철소 소장

△박승호= 저 역시 포항은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 협력이 잘 되고 있다고 봅니다. 다시한번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에 감사드립니다.

◆사회= 서 민경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일자리 창출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청년실업 증가는 국가나 지역적으로 매우 심각한 사안입니다. 포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최영우= 포항상의에서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지난해부터 중소기업청년취업인턴제를 시행해오고 있는데, 많은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197명, 올해는 지금까지 182명을 채용했습니다. 특히 포스코와 출자사에서 당초 신입사원 채용을 2천500명에서 1천명 늘어난 3천500명으로 늘린 것은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박승호= 저희 포항시도 '포항시 청년 뉴딜정책 계획'에 맞춰 3대 분야 8개 시책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2억3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2만5천개의 고용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봉래= 포스코는 오는 2018년 매출 100조원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신규 투자사업 및 해외 프로젝트, 연구개발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이는 곧 고용확대로 이어져 청년 실업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회= 지금까지 포항 경제를 이끌고 온 것은 바로 철강이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 포항을 먹여 살릴 산업, 즉 핵심 엔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 어떤 준비(노력)가 필요한지요.

△박승호= 앞으로 포항의 성장엔진은 관광과 첨단과학인프라, 풍부한 산업단지, 영일만항을 이용한 국제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의식이 국제화돼야 하고, 국제적 수준의 도시로 성장해야 합니다. 외국 기업인 자녀를 위한 국제학교는 물론 환경·문화예술·스포츠 등 모든 방면에서 글로벌화 돼야 합니다.

△최영우= 녹색성장 산업이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포스코 연료전지공장과 IT 융합, 신소재 나노기술, 로봇 응용, 신재생 에너지 등 지역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향후 포항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녹색 성장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함께 첨단 업종 위주의 지식기반 R&D 인프라를 보유한 지역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투자유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사회= '제2의 영일만 르네상스' 부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박승호 포항시장에게 조언이 있다면….

△조봉래= 포항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을 위한 빠르고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더욱 더 강화해야 합니다. 즉 기업의 빠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영우= 지난해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 개항을 통해 환동해 물류거점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자유무역지역 및 배후단지, 테크노파크 2단지, 국가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이 반드시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노력해야 될 것입니다.

△박승호=상의회장님과 제철소장님을 비롯해 지역 기관·단체·기업, 그리고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은다면 '영일만 르네상스'는 그리 멀리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두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회= 포스코 신제강 공장 건설이 비행 고도 제한에 묶여 공사가 중단됨에 따라 포항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조기 해결 방안은 없습니까.

△조봉래= 포스코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포항제철소내 장기설비투자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만약 이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는다면 포스코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포항시민들도 한 마음으로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박승호=지역 중소업체 및 근로자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조속히 해결돼야 합니다. 포항시는 현재 백방으로 뛰고 있으며 조만간 있을 국무총리실 산하 행정협의 실무위원회에서도 다시 한번 불가피성을 역설하겠습니다.

△최영우= 신제강 공장 공사 중단에 따라 2조4천억원에 달하는 포항제철소내 연관 투자 사업이 잇따라 연기되거나 중단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또 60여개 전문건설사 소속 근로자 5천여명과 그 가족들이 생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때문에 해군6전단과 국방부, 국토해양부 등 관계 당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사회= 오늘 대담에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세 분 모두 포항 발전을 위해 더욱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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