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위덕대 유아교육과 교수

유아교사들이 생각하는 가장 흔한 문제행동 중 하나가 '공격적인 행동'이다. 공격적인 아이는 그 행동 수위와 영향력으로 지도가 힘든 경우에 속한다. 이런 아이가 한 명만 있어도 그 학급에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학급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 말라고 꾸짖어도 그 때뿐이며 어른이 안보는 곳에서 다른 아이들을 괴롭힌다. 때리고 차던 행동에서 눈을 흘기고 따돌리는 등 눈에 덜 띠는 형태로 바꾸어가며 괴롭히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의 특징은 정서조절 능력과 자기존중감, 부모와 애착이 낮고, 폭력노출 수준이 높다. 아이의 문제인지 부모 혹은 환경의 문제인지 따져봐야 한다.

흔히 이런 아이를 다루는 데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권위적인 방법으로 체벌을 가하는 경우이다. 흔히 다른 아이를 왜 때리냐며 체벌을 가하는 부모의 경우, 아이에게는 공격성을 쓰지 말라면서 공격적인 방법을 몸소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아, 상대가 내 맘에 안 들면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라는 공식을 익히게 된다.

보통 체벌을 자주 주는 부모는 권위적이고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랐을 경우가 많다.때로, 규칙위반에 너무 심한 벌을 주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반항적으로 만들어 더욱 공격적이 되게 한다.

두 번째는 일관성이 없는 태도이다. 부모가 이랬다 저랬다 하고 어떤 때는 큰 잘못을 해도 혼내지 않고, 다른 때는 조금만 잘못해도 혼내는 경우가 있다. 간헐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에는 공격성을 더욱 굳어지게 만든다. 이렇게 공격적인 아이를 제재하려다 오히려 공격성을 키워주게 되는 것이다.

공격적인 아이를 다루기 위해서는 먼저 공격성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표면상 같은 공격적 행동이더라도 기저에 깔린 원인은 다를 수 있다. 기질적으로 충동적이고 조절능력이 떨어지는지, 온정적이지 않은 가정의 분위기나, 부모의 엄격한 훈육 때문인지, 갑자기 바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환경이 맞지 않는지 등 원인을 파악을 하고 그에 맞는 조처를 한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공격성이 아닌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함을 알려주어야 한다. 많은 경우 공격적인 아이는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되었거나 갈등상황에서 어찌 대처해야 할지 모를 때 공격적인 방법에 의지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비폭력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여보고, 관련한 사회적 기술을 지도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놀이나 활동 혹은 특정 임무를 제공하여 주고 그것의 성취를 통해 유능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

다른 아이를 자꾸 방해하고 참견하는 행동이 무언가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에서 올 경우, 이런 아이에게는 학급에서 간식을 나누어주게 한다던가, 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임무를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경우 바로 칭찬을 하여야 한다. 공격적인 아이는 '하지 마' 라는 제재와 꾸지람에 익숙하기 때문에 자아존중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이다. 칭찬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고 이러한 만족감은 타인에 대한 적대감을 줄여주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어른의 관심과 지도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문제행동을 보인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