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포항시장

포항시장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다니다보면, 나를 알아보고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 내는 시민들이 예전보다 꽤 많이 늘었다.

고생하신다고 인사를 건 내는 분들도 계시고, 포항운하며 감사운동이며 주요사업에 대해 요모조모 조언해주시는 어르신들도 있어 정말 감사한 마음이 샘솟는다.

특히, 요즘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연애인 못지않게 인기가 높아졌다. 아마 지난해부터 시작한 '열린시장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그동안 '미래의 시장님'으로 모셨던(?) 어린이들과 찍은 사진이 학교에서 화제가 됐던 것 같다.

얼마전 상대동 하수처리장에 조성된 뱃머리마을 꽃밭에서 열린 '포항 꽃잔치 행사'에서 한 부녀가 조심스레 내게 다가왔다. 지곡 초등학교 5학년 '전영은' 어린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해 열린 시장실 행사에 참가했었다며 시장과의 인연을 얘기했다. 또 그날 내가 전한 '감사이야기'를 듣고 주위에 감사할 일들이 많다는 것을 배웠다는 영은이는 그날부터 매일 일기처럼 5감사로 적고 있다고 했다. 얼마나 기특하던지, 포토존에서 함께 사진도 찍고 칭찬도 해 주었는데, 이 칭찬은 또 다른 감사로 되돌아왔다.

영은이와 찍은 사진을 아버지에게 이메일로 보내주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틀 후 출근해보니 "사진을 받고 딸이 너무 행복해 했다" 며 영은이의 아빠가 5감사를 문자로 보내왔다. 하나, 하수처리장에서 꽃향기…딸에게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둘,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딸아이와 손잡고 대화 나누며 웃을 수 있는 좋은 공간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셋, 반갑게 우리 딸 손을 잡아 주시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시며 웃는 모습으로 다가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넷, 사진을 찍고 3시간 후쯤 사진을 메일로 보내신 걸 확인했습니다. 배려심에 감사합니다. 다섯, 감사나눔의 작은 실천으로 새로운 하루를 기대하면서 아침 업무를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은이 아버지가 보내준 5감사를 읽으며, 나는 '영은이 가족은 정말 감사가 샘솟는 감사가정이구나' 라는 생각에 나 또한 감사했다. 포항에 꽃동산이 새로 생겼다. 쾌쾌한 냄새로 시민들이 기피했던 혐오시설 하수종말처리장이 향기 그윽한 '꽃동산'이 되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문을 연 당일에만 가족, 연인 단위의 시민 2천여명이 이곳을 찾아 조경수와 야생화 등을 감상했고, 말을 타고 꽃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포항시는 그동안 '발상의 전환'을 통해 1%가 99%를 리드하는 포항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성과를 이뤄왔다. 지금 포항에서 전국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감사운동'의 바람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행복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행복해지기 위해 감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태풍과도 같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효과'처럼, 우리 곳곳에서 펼치지는 감사운동의 홀씨들이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변화의 행복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특히, 5월은 감사의 달이다. 부모님에게, 선생님에게, 이웃에게, 자녀에게 감사할 일이 넘치는 달이다. 뱃머리마을 꽃밭에 눈부시게 웃는 꽃처럼 포항에서 감사가 환하게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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