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화스님 불교사암연합회장

흔히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5월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관계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되는 기념일들인 근로자의날과 어린이날,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그리고 부처님 오신날과 부부의날까지 계절의 여왕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각 기념일들마다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이 특별하지 않은 기념일들이 있을까만은 특히나 이번 달에 부처님오신날이 함께 있어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나로서는 5월의 의미를 더욱 새롭게 느끼게 합니다.

부처님오신날에 우리 불자들은 다니는 사찰이나 가까운 사찰을 찾아 부처님전에 연등공양을 올립니다. 비단 불자들 뿐만아니라 요즘은 불자가 아니어도 나들이삼아 아이들 손을 것은 가족들이 사찰을 찾아 등 하나 달고 맛있는 나물비빔밥 한 그릇을 정답게 나눠먹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연등을 달면서 모두들 가슴에 품고 있는 소원하나씩은 극 이루리라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내 가족과 부모형제가 건강함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건강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지키겠다고 다짐합니다.

꼭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그런 바램은 누구나 하게 되는 비장한 다짐일겁니다. 그런 아름다운 다짐을 우리 불교에서는 발원(發願)이라고 합니다. 발원은 뜻 한 바를 기필코 이루리라는 다짐의 불교적 표현입니다.

우리 불교인들에게 발원은 곧 신앙심입니다. 신앙심을 흔히 우리 불교인들은 '불심(佛心)' 혹은 '신심(信心)'이라고 표현합니다. 달리 표현하면 부처님 마음이 됩니다. 부처님이 진리의 빛으로 이 땅에 오신 뜻은 모든 생명을 고통으로부터 구제하고자 함이었습니다. 모든 생명은 하나이며 평등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처님의 마음을 고귀한 '사랑'으로 정의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 '자비'이고 그 자비사상이 결국 사랑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말입니다.

지난해부터 포항시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감사운동을 시정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는 것.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마음가짐입니다. 부처님의 궁극적인 가르침이 자비의실천이고 모든 생명들에 대한 거룩한 사랑일진데 그 사랑을 주는 이나 받는이에게 상대를 향해 우러나는 감사의 마음은 어쩌면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사랑으로 나누고 감사의 마음으로 보답하는 아름다운 사회. 그런 사회가 바로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이고 부처님이 말씀하신 불국토일 것입니다. 이제 몇 일 후면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초록으로 눈부신 성스러운 날 가족들과 함께 청정도량 산사를 찾아 자연의 품에 안겨보는건 어떨까요. 그동안 무거웠을 마음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싱그러운 자연속에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따스한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확인하며 소중한 인연에 대한 감사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사랑의 달 5월을 마음에 담아보는 즐거움 아닐까요.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모든 번뇌를 다 끊고 최고의 깨달음을 얻어 일체 중생을 모두 구제하리라는 우리 불교인들의 기도로 포항시민 모두가 행복하고 서로에게 감사하며 자비심 넘치는 살기 좋은 도시, 감사의 도시로 거듭나길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전에 발원합니다. 삼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감사드리며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이 다하도록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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