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연극동우회 극단 예맥 연극 '동치미' 공연

포스코 연극동우회 극단 예맥이 연극 '동치미(작 김용을)'를 30일부터 6월1일까지 효자아트홀에서 선보인다.

지난 26일 오후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 강당.

포스코 연극동우회 극단 예맥의 공연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극단 예맥은 연극 '동치미(작 김용을)'를 30일부터 6월 1일까지 효자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최재훈 연출가가 배우들을 향해 소리친다. "자, 여기서 조명이 페이드 아웃(희미해짐)…표정관리 하고 대사…"

강당 조명 아래에 선 배우들은 자신만의 색깔로 대사를 쏟아냈다. 시간이 흘러 집중도가 낮아지고 연출가의 불호령이 떨어지면 자신들도 속상한 듯 인상을 찌푸리지만, 이내 다시 즐겁게 연기에 몰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프로 극단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이 순간의 괴로움이 생계를 위해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극단 예맥은 대부분 포스코 직원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직장인 극단'. 배우뿐만 아니라 방금 이들에게 호령한 최 연출가 역시 전문 연극인이 아닌 포스코 직원이다. 아마추어들만의 연극 작업이라고 하면 학창시절의 동아리 활동이 떠오르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발성이나 시선 처리는 단순히 아마추어라고 보기엔 녹록지 않은 실력이다.

1981년 창단 이후 지금까지 총50여회 공연을 열며, 전국 근로자 문화 예술제 대상 4회, 금상 3회 등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회사 내 동호인 차원을 넘어 지역연극계와 교류도 이어오고 있다.

배우로 참여하는 양일남 대표와 남상렬씨도 무대에 오기 전까지는 회사원일 뿐이지만 한국연극협회 포항지부 회원으로 활동할 만큼 실력과 열정을 자랑한다. 1989년 극단에 들어와 올해로 벌써 20여년째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는 양 대표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여기서 다 잊어버린다"고 털어놨다.

이번 무대에 올릴 '동치미(작 김용을)'는 '제34회 전국 근로문화 예술제' 출품작이기도 하다. 부부간 애틋한 정과 부모의 자식사랑 그리고 가족간의 화목함과 동기간의 우애(友愛)를 종합선물세트처럼 담아놓은 훈훈하고 따듯한 연극이다.

직업상의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퇴직공무원 김 선생과 그를 10여년째 간호와 뒷바라지하고 있는 부인 정 여사가 주인공이다.

어느 날, 김 선생을 부축하고 병원에 가던 정 여사가 힘에 부쳐 가볍게 넘어진다. 직후, 바로 응급실을 찾아가 진찰을 받아보니 이미 여러 곳 뼈들이 부러져 있는 상태. 남편 병수발에 자식들 뒷바라지로 본인 몸은 돌보지 않은 채 오직 진통제 하나만으로 버티며 살아 왔던 정 여사의 몸 상태가 낱낱이 밝혀진다. 곧 정 여사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

이후, 부인의 죽음을 지켜 본 남편 김 선생은 곡기(穀氣)마저 끊고 자책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본인보다 먼저 간 부인 정 여사의 삼우재가 있던 날, 자식들을 불러 앉혀놓고 '어머니은혜' 노래를 부르게 하고는 서서히 정 여사의 곁으로 향한다.

양 대표는 "신파극의 한 소절처럼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고 또 보고 나면 동치미 국물 같이 가슴 한 켠이 '뻥' 뚫리는 그런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 시간에도 가족들을 위해 묵묵히 애(愛) 쓰시는 아버지와 헌신적으로 가족들을 위해 뒷바라지하는 어머니의 소중한 가족(家族)애(愛)를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시간은 30~31일 오후 7시 30분. 6월 1일 오후 4시 30분. 전연령 무료관람.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