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 행운은 월드컵에서 독일팀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축구황제 펠레도 독일축구를 두려워했던 것. "독일축구는 무하마드 알리의 펀치 같았다."남아공 월드컵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4대0으로 대파시킨 독일축구에 대한 당시 아르헨티나축구감독 마라도나의 말이다. 독일축구를 흔히 '직선의 축구'라고 말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구부리거나 휘어지지 않고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독일팀이 공격할 때는 다수의 공격수가 함께 전진, 각 공격수는 상대방 수비와 1대1 몸싸움을 벌여 우위를 확보한다. 이 같은 전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수 전원의 기본기가 탄탄해야하고 선수 개개인이 여러 유형의 패턴플레이를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아 팀워크가 깨지는 일이 별로 없다. 독일 팀이 월드컵과 같은 큰 경기에서 역전승을 잘 거두는 것은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투지 때문이다.

이같은 '전차군단'의 막강한 힘의 원천은 독일프로축구 리그인 '분데스리가'에 있다. '분데스리가'는 전국 리그라는 뜻이다. 흔히 1, 2부로 나눠진 프로축구리그로 알려진 '분데스리가'는 사실상 1부 '분데스리가'에서 4부 '오브리가'까지 프로리그와 5부 '페어반트리가'서 7부 '단데스리가'까지 아마추어리그를 모두 포함, 수만 개 팀으로 이뤄져 등록된 선수만 500만명이 넘는다. 시골 구석구석까지 잔디구장이 갖춰져 있을만큼 축구 인프라도 거의 완벽하다. 성적이 좋은 팀은 상위팀리그로 승격이 가능해 7부 동호인 수준의 선수라도 1부 분데스리가를 꿈꾸게 하는 동기로 작용한다. '분데스리가'는 그야말로 온 국민이 함께 뛰고 즐길 수 있는 제도이자 문화로 독일 축구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독일 팀끼리 맞붙은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도르트문트를 꺾고 유럽축구를 평정했다. 분데스리가 클럽팀 간의 결승전은 챔피언스리그 사상 처음으로 '분데스리가'의 힘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를 잡은 '분데스리가'를 두고 독일 특유의 피지컬에 바르셀로나의 기술까지 결합된 역사상 가장 완벽한 축구라고 격찬했다. 독일인에게 축구는 곧 신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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