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기 대구청각장애복지관장

행복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무엇이 행복한 삶인가?" 하고 묻는다면 저마다 다른 대답을 할 뿐만 아니라 어쩌면 대답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호주 청년 닉 부이치치(Nick Vujicic)는 '테트라 아멜리아 증후군(해표지증)'이라는 희귀병으로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었다. 이 때문에 많은 시련과 고난도 겪었다. 희망을 찾을 수 없었던 부이치치는 어린 시절부터 우울증에 시달렸다. 여덟 살 때부터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할 정도였다.

하지만 선천적인 장애를 극복한 부이치치는 장애인을 위한 재단인 '사지 없는 삶(Life without Limbs)'을 세우고, 강연가이자 작가로서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40개국 이상을 돌아다니며 4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직접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세계적인 강연자이자 '행복 전도사'로 널리 알려져 있고, 아름다운 아내와 결혼해 건강한 아들도 얻었다. 평범한 사람이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가장 부러웠던 스물일곱 살 청년은 이제 전 세계를 누비며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닉 부이치치. 그가 절망의 순간에 찾은 행복의 비밀은 무엇일까?

닉 부이치치는 세르비아 출신의 신실한 목회자인 아버지 보리스와 어머니 두쉬카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비록 팔다리 없이 태어났지만 그 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 믿었다. 아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였다. 확실한 교육 철학을 가진 이러한 부모 덕분에 닉 부이치치는 일반인과 함께 자랐다. 장애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니며 학생회장을 지냈고, 대학에서는 회계와 경영을 전공했다. 골프, 드럼 연주에 보통 사람도 어려워하는 스케이트보드와 서핑까지 다양한 취미 활동도 한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힘든 시간도 많았다. 그가 파도타기 서핑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수많은 구경꾼이 카메라를 들고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익숙한 닉 부이치치는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핑에 집중했다. 몸통으로만 중심을 잡는 것이 어려워 물에 계속 빠지기도 했지만, 마침내 그는 파도의 꼭대기에 똑바로 일어서는 데 성공했다.

닉 부이치치는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선천적인 장애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대신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온 힘을 쏟았다. 문제는 불편한 몸이 아니라, 스스로가 정해놓은 한계 때문에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눈이라는 걸 알았던 것이다. 팔다리가 없는 닉 부이치치에게는 일어서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몸도 마음도 혼자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부이치치는 이렇게 생각하며 역경 속에서 희망을 찾았다.

"거세게 닥쳐오는 도전을 잘 극복한다면 더 강해질 뿐 아니라 주어진 여건에 더욱 감사하게 될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잘 다루는가 하는 점이다."<닉 부이치치의 허그(HUG)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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