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신세대 고령층을 일컫는 '뉴 시니어' 어모털족이 주목받고 있다. '어모털리티(Amortality)'는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타임지의 유럽 총괄 편집장인 캐서린 메이어가 '영원히 살 수 없는'이란 뜻의 'mortal'에 부정을 뜻하는 'a'를 붙여 명사형으로 사용한 것이 일반적으로 쓰이게 됐다. 이 말은 10대 후반부터 죽을 때까지 똑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거의 똑같은 소비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어모털족'의 개념을 낳았다.

1985년 미국의 10대 미인에 뽑혔던 모델 겸 배우 셰릴 티그스의 "태어난 때로 계산하는 나이가 있고, 생물학적인 나이가 있는가하면, 심리적인 나이가 있다"라는 말처럼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근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힐링' 열풍도 이 같은 현상의 사회적 반영으로 볼 수 있다. 여행을 즐기고, 악기 연주를 하고, 문화공연 관람, 아웃도어 활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뉴 시니어가 폭발하고 있다. 이들 어모털족의 왕성한 활동과 취미생활 그 자체가 힐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20세 디스카운트'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우리 주변에 나이에 비해 훨씬 젊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나이를 20세 정도 낮춘 생활 방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1960년 한국 남성 평균수명이 51.1세, 여자 53.7세였는데, 2010년 평균 수명이 79.1세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 시절 인생의 큰 잔치였던 환갑, 진갑이 이제 그냥 생일날이 됐다. 칠순 정도는 돼야 잔치를 벌인다. "나이에 맞게 살아라"고 하는 충고를 해왔던 우리 사회에 나이를 잊고 사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유명인사들은 물론 우리 이웃에 '그 나이의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열정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최근 남아공의 골프 전설이라 불리는 78세의 게리 플레이어가 아직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누드 화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금도 그는 매일 윗몸일으키기 1천200개를 한다니 '20세 디스카운트' 시대에 젊음을 유지하는데는 그만큼의 치열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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