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시원하다"푹푹 찌는 가마솥 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13일 대구지하철 3호선 대봉교 구간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흘린 땀을 물로 씻으며 폭염을 이겨내고 있다. 고향이 부산인 근로자 서재도(58)씨는 "현장생활 28년만에 이런 더위는 처음이다. 지금 심정으로는 고향으로 내려가서 푹쉬고 오고싶다"며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연일 계속된 산업체와 국민의 절전 노력에 힘입어 사상 최악의 전력위기를 이틀째 넘겼다.

다음 주초에는 중부지방에 비가 내려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전력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9월 중순까지는 늦더위가 이어져 전력난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13일 비상수급대책 시행 후 기준으로 전력 공급능력이 7천703만㎾, 오후 3시 피크시간대 최대전력수요가 7천261만㎾로 예비력 442만㎾(예비율 6.1%)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11시19분 순시예비력이 450만㎾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1단계 '준비'(예비력 400만∼500만㎾)가 발령됐으나 경보 단계가 더 강화되지는 않았다.

전력거래소는 앞서 예비력이 160만kW까지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4단계인 '경계'가 발령될 것으로 예보했다.

전력당국은 이날 산업체 조업조정(138만㎾), 절전규제(301만㎾), 주간예고 수요관리(91만㎾), 선택형 피크요금제(10만㎾) 등으로 총 540만㎾에 달하는 비상수급조치를 취했다.

비상조치 총량은 12일(706만㎾)보다 23% 줄었다. 전날은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39만㎾) 등 비상공급 조치도 취해졌고, 절전규제량(323만㎾)도 더 많았다.

이날 오전 7∼10시에는 전날보다 수요가 70만㎾가량 가파르게 올라가 전력당국을 바짝 긴장시켰으나, 오전 9시 전압조정을 거쳐 절전규제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는 오히려 전날보다 50만㎾ 정도 수요 증가폭이 낮아졌다.

전력거래소 조종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아무런 대책을 쓰지 않았을 때의 최대전력수요를 8천만㎾로 예상했으나 오늘 7천800만㎾ 선에서 멈췄다"며 "따라서 200만㎾ 정도는 (산업계·국민의) 보이지 않는 절전 동참 노력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14일이 이번 전력위기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거래소는 그러나 장기 기상예보 상으로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있을 것으로 전망돼 전력수급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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