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도 환한 얼굴
달 하나 품고 왔나
볼 연지 고운 웃음에
쓰던 모자 벗어들고
절이라도 하고 싶다
끝없이 이어지는 연밭 사이로
물오리 몇 마리 줄지어 가고
햇살소나기 피해 보려고
초록우산 펼쳐들고 일제히 일어선다
언제 너 여기 와 진흙에 발 담그고
젖은 눈시울 닦을 새 없이
나만 바라보고 있었구나
<감상> -.그냥 지나칠 연밭이 아니다. '쓰던 모자 벗어들고 / 절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경건한 마음이다. 연꽃이 피어나기까지의 인고의 세월도 묻어있다. 정갈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쁨이 그것이다. (글 : 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