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자 속에 호밀을 심어 수개월 동안 키워 그 상자 속 한 가닥 한 가닥 뿌리의 총 길이를 더했더니 1만1천200㎞나 됐다고 한다. 이는 시베리아철도의 1.5배 정도다.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은 실로 이렇게 대단한 행위다. 호밀뿌리를, 호밀을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인간의 존재는 한 그루의 호밀과 비교하면 몇 천 배, 몇 만 배, 어쩌면 수심만 배의 크기, 혹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본의 지성 이츠키 히로유키는 그의 책 '대하의 한 방울'에서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이렇게 강조했다.

생명에 대해서는 여러 종교에서도 똑 같이 존귀한 것으로 함부로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인신난득(人身難得) 즉, '사람으로 태어나기 힘들다'는 가르침이 있다. 얼마나 어려운지를 '잡아함경'에 이렇게 비유했다. "인간이 죽은 후 다시 태어날 때 인간의 몸으로 다시 태어날 확률은 온 땅이 바다로 변했을 때 수명이 무량겁인 눈먼 거북이가 바다 밑을 헤엄쳐 다니다가 숨을 쉬기 위해 100년에 한 번씩 물 위로 올라오는데 우연히 그곳에 떠다니던 나무판자에 뚫린 구멍에 목이 낄 확률보다 더 적다"고 했다. 맹구우목(盲龜遇木) 설화다.

기독교 성경에서도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마테오 16장 26절)"라고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생명의전화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SOS한강교량 생명의 전화기를 통해 "세상이 싫어 죽고 싶어요"하며 걸려온 전화가 2천182건이나 됐다고 한다. 하루 평균 65통의 전화가 걸려온 셈이다. 한강의 마포 원효 한강 서강 한남대교에 4대씩 총 20대에서 걸려온 것이다. 한강의 5개 다리에서만 걸려온 것이 이렇게 많으니 전국으로 치면 얼마나 더 많을 것인가. 자살자들은 대부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여러 표현을 한다고 한다. 항상 주변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고, 대화나 문자메시지로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잘 들어주는 노력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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