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개폐기·변압기 등 차량충돌 따른 파손 취약…보호시설 설치 시급

최근 포항시 북구 양덕동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앞 네거리에서 승용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해 튕겨진 승용차 1대가 지상 개폐기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이 일대 2천800여 가구가 정전됐다. 사진은 포항시 북구 양덕동 대구지방법원 앞 사거리에 설치된 지상 개폐기. 엄익삼기자 umis@kyongbuk.co.kr

지중에 설치된 전선 케이블을 관리하는 지상 개폐기·변압기가 파손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들어선 신도심은 대부분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도, 건물 사이에 지상 개폐기 등이 자리를 차지했다. 지상 개폐기·변압기는 전력 공급과 차단, 전압을 낮추는 역할 등을 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 지곡단지, 양덕, 영일대 해수욕장, 중앙상가 등 5지역에 전선 지중화 사업이 이뤄졌다.

이 곳에 설치된 지상 개폐기는 111개, 변압기는 178개이며 대부분 인도 주변에 설치됐다.

전선 지중화 사업은 도시미관과 전봇대 안전사고 위험 등을 줄이기 위해 구도심에도 추진 될 예정이다.

문제는 인도 위에 집중 설치된 지상 개폐기 등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 보호시설물이 설치돼 있지 않아 파손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 포항지사에 따르면 지상 개폐기의 개당 가격은 2천만원을 웃돌고, 지중 케이블 1m당 2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개폐기 하나가 파손되면 적어도 1천여가구가 정전되는 피해가 일어난다.

지난 7일 밤 10시 40분께 북구 양덕동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앞 네거리에서 승용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해 튕겨진 승용차 1대가 지상 개폐기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이 일대 2천800여 가구가 정전된 것. 복구는 5분만에 끝났으나 29가구는 1시간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아직 지상 개폐기는 수리 중이며 시설에 연결된 지중 케이블에 문제가 있을 경우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 개폐기 파손에 따른 정전사태는 지난해 1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하는 등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지상 개폐기 등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시설물 설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 최모(34)씨는 "전선이 땅 아래 설치돼 시야가 탁 트여 보기는 좋아졌으나, 이번 정전을 겪으며 파손에 따른 불편과 손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지상 개폐기에 보호시설물을 설치해 파손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현재 이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으며, 볼라드 등을 설치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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