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섰다
범꼬리 마지막 정류장
손님은 아내와 나
어김없이 왔다가 떠나는
종점은 시작이다
샛바람 먹은 파도
보리밭은 누렇게 물들고
저녁 노을에
꿈이 영그는 종점
<감상> - 한적한 시골 포항 호미곶 종점의 버스정류장이다. 서산 위에 해는 지고 노을은 번지는데 기다리는 손님은 노부부 뿐이다. 정겹다기 보다 쓸쓸하기 그지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종점에 와 있는 듯한 화자(글쓴이)의 심리가 진하게 배어있기 때문이다. 보리밭마저 푸르름을 잃고 누렇게 물든 배경이 그것이다. (서지월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