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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유정(泉遊亭)에 앉아서

시민휴식공간 도음산 공원길, 영화 세트장 조성, 경관 훼손, 시민혈세 낭비한 행정 독선

김인규 수필가 등록일 2013년12월16일 21시21분  
김인규 수필가

내 나름의 올레길이 된 도음산 공원길을 오늘도 걸었다. 여름에도 가을에도…. 그리고 겨울이 왔다. 이 시대 화두는 건강하게 늙어주는 것이 가족과 자식들을 위하는 길이 된다. 운동은 중독성이 있다고 말들을 한다. 내가 건강병 환자가 아니라 내 자신에게 긴장의 끈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정신건강의 수단으로 걷고 걷는 아침을 천유정에서 맞는다.

도음산 공원 산자락에 아담하게 지어진 정자가 천유정이다. 노약자나 신체장애인 들을 위한 나무로 된 구름다리길 끝에 자리하고 있어 운치가 있지만 육중한 테크로드가 눈에 버겁다. 자연친화적 공원벤치에 옥에 티가 된다. 건너편에 어느 날 갑자기 건축된 영화 '철강왕' 세트인 모형 청와대 건물이 들어서면서 공원 전체의 균형이 흐트러져 미관을 망쳐놓았다.

많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해져 시행정의 불신을 야기한 이 건물이 누구의 기획과 생각으로 시작이 되었는지 지금 시시비비 중이지만 행정의 독선이 남긴 상처가 된다. 시행정이 백년대계를 생각했다면 우리 포항이 기반이 되어 전설이 된 고 박태준 총리의 뜻을 기리는 기념관 개념으로 자리가 선정되었어야 했고 예산의 효율성을 재고했을 텐데 즉흥적 발상이 금쪽같은 시민혈세를 낭비했고 흉물로 방치될 위기에 놓였다.

이명박 전대통령 시절에 기획되었고, 최근 완성된 동빈 운하에 대한 성공담에도 이명박 전대통령, 이상득 전국회의원 이야기는 없는 듯 해 봄날이 가버린 권력의 비애인가, 시절의 야속함과 몰인정 등이 우리들의 간사함에 반성을 부른다.

오늘도 많은 예산을 들여 공원 꾸미기에 몰두하지만 인위적인 시설물들이 자연미를 훼손하는 역설이 될 수도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 휘귀목 기증 공간을 확보해 사람은 가도 흔적이 남는 기회제공도 바람직하고 문제의 영화 세트장은 시민 도서관으로 만들어 책 기증자들의 이름이 들어가는 코너를 만들어 기증의 명분을 살려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해본다.

도시에서 공원으로의 접근성이 좋아 시내 각 어린이집에서 노란병아리 같은 우리들 꿈나무들이 많이 찾아들어 꽃밭을 이룬다. 무슨 꽃이 아름답다 해도 이들만 하랴. 주말이면 삼삼오오 가족 행락객들이 공원을 찾는다. 그들의 평안이 도시의 평화가 된다. 명산이 주는 위엄에 겸손해져 산신령들에게 가족의 안위를 위한 기도하는 마음들이 되리라.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 세상살이에는 많은 숙제가 부가된다. 많은 골치 아픔에서 일탈해 산길을 걸으며 재충전하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뜻 맞는 이들끼리 어울려 천유정에 앉아 막걸리 추렴이라도 해봄직하다.

문화의식 향상으로 주말을 지낸 공원이 깨끗하다. 내 마음도 편안하다. 도음산 부근에 살 수 있음에 감사하고 게으름에서 일탈을 위해 내일도 걸으며 사색하고 내 인생의 옷깃을 여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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