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탈경계'展…3월 23일까지 포항시립미술관

전준호作 '형제의 상'

1990년 이후 새롭게 등장한 동시대미술(contemporary art)을 살펴보는 '경계와 탈경계'展이 지난 16일 오후 포항시립미술관 2전시실에서 문을 열었다.

3월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는 '동시대성(contemporaneity)'과 '현재(the present)'를 담은 비디오와 설치작품이 주를 이뤘다.

전시에 참여한 40대 전후 젊은 작가 6명은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다양한 경계와 탈경계 현상에 주목했다.

오인환作 '진짜사나이'

각각의 독특한 예술적 안식(眼識)을 통해 우리에게 낯선 주제를 끌어내고, 그것을 익숙하지 않는 방식으로 다뤘다. 때문에 난감할 수도 있지만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깨달음으로 관객과 마주한다.

포항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여기서 '동시대성'과 '현재'라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삶과 관련한 것으로 '현재'가 바로 미술의 이슈가 된다"며 "동시대 미술가들은 현재 우리의 문제, 동시대의 문제들을 예술적 언어로 다룸으로써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인환 작가의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The Real Man'(2009)는 군가 '진짜 사나이'를 반복하기-뒤집기-전환하기의 과정들을 통해 해체시킴으로써 남성성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교란시킨다. 다양한 문화적 관심과 제도의 비판적 입장을 결합해 기존의 관습과 기준들을 재해석하고 해체하는 시도다.

하원식作 '잃어버린 목소리'

30대 젊은 작가로 촉망받고 있는 이완 작가는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체의 역사와 산업, 그리고 개인의 방대한 삶을 엮었다.

한국과 함께 근대화 과정에 이르게 된 아시아 국가들의 역사적 증거를 산업잔재들을 통해 되돌아보는 'Made in 시리즈' 프로젝트이다.

이태희 작가의 작품 'Dear Border'는 국가의 경계에 관한 문제를 다뤘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경계 짓기, 구분 짓기는 서구가 세계를 자신들의 편의적 관점에 의해 명명한 기호체계에 불과하며, 국가와 민족이라는 것 역시 특정한 시간대에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인공적인 구성물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임민욱 작가는 '국제호출주파수'로 세상어딘가에 호출주파수를 보낸다. 세상에서 추방되는 사람들을 기리고 위로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누구나 개발과 이윤을 찬양할 때, 세계 모든 곳의 쫓겨나는 소수들과 사라지는 장소들에 대한 또 다른 연대 형식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2년 광주비엔날레 'NOON 예술상'을 수상한 전준호 작가의 작품 '하이퍼리얼리즘-형제의 상'은 분단의 현실에 관해 다루고 있다.

작가는 국토의 분단보다 '감정적 분단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허공을 껴안고 있는' 형제의 모형으로 그려냈다.

하원식 작가는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진 소리와 실제 현실에서의 목소리의 관계에 관한 문제를 다뤘다. 작품 '잃어버린 목소리'는 내가 하는 말이 누구의 말인지, 나아가 나의 것으로 여기는 감각, 기억, 경험이 어떻게 구성된 것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포항시립미술관 관계자는 "'경계와 탈경계' 전은 동시대의 문제를 다양한 조형방식을 통해 다룸으로써 관람객에게 동시대 미술의 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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