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간부회의서 불출마 첫 언급

김범일 대구시장이 6·4 전국지방동시선거에 불출마 사실을 공식 언급한 것은 기자 회견하기 1시간 30분전인 17일 오전 9시였다.

이날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시장실에서 여희광 행정부시장과 홍승활 안전행정국장, 김부섭 환경녹지국장, 김종도 도시주택국장, 전재경 대변인 등 국장급 간부 7~8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부회의가 열렸다.

간부들의 현안보고를 들은 뒤 김 시장은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고심을 했는데, 선거에 출마안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선언을 한 것이다. "조금전에 했던 회의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멘붕상태에 빠졌다"면서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전했다.

"설이라도 지내고 발표하는 것이 어떻냐"는 한 간부의 권유에 "내가(시장이) 결심했을 때 할란다"면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는 것.

이날 김 시장의 전격 불출마 선언을 눈치챈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다만 가족들에게는 불출마 선언 하루전인 16일 밤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시장은 출마여부를 놓고 상당기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왔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최소한 1개월전부터 심사숙고해 왔다는 것이다. 시민들로부터 일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과 정치권이 시장후보를 경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시장이 친이라며 편가르기를 한 점 등이 김 시장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점들이 김 시장이 출마 생각을 접기로 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은 김 시장이 지난해 여름 휴가철(8월5~7일)때부터 차기 시장 출마여부를 고민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6월26일 민선5기 3주년 기자회견때 김 시장은 자신이 추진해 왔던 사업에 대해 안타까움과 섭섭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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