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목 경주경찰서 중앙파출소장

최근 80대 어르신이 오토바이를 운행하다 자동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있었다.

아차 하는 생각에 현장에 급히 갔는데 다행히 어르신이 안전모를 착용했기에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어르신은 며칠 전에도 안전모 없이 운행하다 나와 만났고, 차마 연세드신 분에게 범칙금을 부과할 수는 없어 안전모를 쓰시라고 신신당부 드렸는데 다행히 그 분이 약속을 지켜주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고령의 어르신들은 신체기능이 허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큰 사고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교통사고에서 어르신들의 사망률이 높은 것만 보아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르신들의 사고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무단횡단, 차도보행, 오토바이 단독사고 등인데 이는 우리 모두가 조금만 노력하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이다.

경찰에서는 어르신들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경로당 등을 방문해 무단횡단 안하기, 야간 보행 시 밝은 옷 입기, 차도보행 안하기, 야간에 자전거·오토바이 운행 안하기 등을 홍보하고 있지만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어르신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자녀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것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이다. 모두가 부모님을 찾아 인사드리고 덕담을 나눌 것이다. 이때 연세드신 부모님께 교통안전 홍보를 하자. 사랑하는 자녀들의 무단횡단하지 말라는 진지한 당부 하나가 낯선 경찰관의 열 마디 홍보 보다 효과가 클 것이다. 안전모 하나가 어르신의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였듯이 자녀들의 작은 정성 하나가 가정의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한 행복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에게 교통사고 없는 즐거운 설 명절이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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