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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먹는 꽃

이별리 시인 등록일 2014년03월24일 21시06분  

물은 왜 저 꽃을 선택했을까

지금 그 꽃은 활찍 피어나 땀 뻘뻘 흘리고 있다

 

더 피울 것이 남이 있다는 듯

 

저기 목 긴 초록병은 왜 저 꽃을 선택했을까

꽃은 피기 위해서가 아니라 물을 먹기 위해

 

이파리, 꽃잎 온몸으로 땀 흘리고 있는가

 

꽃과 물과 병 거짓없이 서 있는 이 앞에서

나도 그 꽃과 물과 병처럼 이야기 하고 싶다

 

이상한 건 꽃은 아침이면 피어있고

물은 조금씩 사라진다 처음부터 시들지 않는 꽃이듯

물은 줄어들기 위해 밤낮 잠자지 않았구나

그 물의 힘이 그 꽃의 땀방울이 되어 있네

 

꽃이 물속을 들여다 보면 세상은 밤이 되고

물이 꽃을 올려다보면 세상은 낮이 된다

저 병과 물과 꽃의 관계처럼

나도 그렇게만 살고 싶을 때 있다

<감상> 물과 꽃의 상관관계가 자식과 부모의 상관관계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희생과 보은의 상응관계가 인간뿐만이겠는가. 모든 삼라만상이 조화를 이루는 것은 서로 상응하기 때문이리라. (서지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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