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서 유보, 의원들 "심도있는 검토 필요"

조례 발의때부터 논란을 빚었던(본보 3월 17일 7면, 21일 5면)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통합임원추천위원회(이하 통추위)가 결국 본회의에서 유보됐다.

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김원구)전체 의원 발의로 제정돼 상임위원까지 통과됐던 조례(안)가 본회의에서 사실상 거부된 것은 유례가 드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27일 오전 10시 제22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남정달, 윤석준, 최길영, 오철환, 도재준 의원의 5분 자유발언에 이어 '대구광역시 체육시설 관리·운영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등의 안건을 처리한 후 폐회했다.

그러나 의회는 이날 김원구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구광역시 출자·출연기관 통합임원추천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토론 끝에 유보시켰다.

김 의원의 불참속에 윤성아 의원이 조례안 발의에 대해 설명을 한 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재화 의원은 "통추위안이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라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이뤄져야 할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행자위가 문화복지위원회와 협의한 적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또 채홍호 기획조정실장에게 통추위안의 조례제정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채 실장은 "조례안이 투명성과 공정성에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위법성까지 제기될 수 있다"면서 안전행정부의 답변 내용을 설명한 뒤 출자출연기관 법령이 제정된 만큼 시행령 이후에 조례를 제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의 찬반토론에서도 조례제정에 대한 찬성안에는 침묵했던 반면 반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남정달 교육위원은 "(조례제정이) 현실성에 맞지 않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며, 각 재단의 특성도 무시한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재녕 의원(문화복지위원장)은 "18개 공사·공단과 출자·출연기관 가운데 조례적용 대상은 문화재단과 오페라재단, 청소년지원재단 등 4개 재단뿐으로, 조례제정을 하더라도 문화복지위원회에서 해야 한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통추위의 상설화는 좁은 문화계 인물 등으로 미뤄볼때 사전 로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조례안을 부결시켜 줄 것을 주장했다.

이에 이윤원 대구시의회 의장은 좀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면서 조례안 유보를 제의했으며, 의원들은 이 제의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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