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개선에 힘 될까, 짐 될까…“조건 안 맞으면 포기할 수도 있다”

권오준 회장,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 둘째)과 임직원이 1일 회사 창립기념일을 맞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권 회장은 창립기념일인 1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묘소를 참배한 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와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은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취임한 지 한 달도 안돼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제시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 대해 고민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권 회장은 이어 "재무구조 개선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조건이 맞지 않으면 인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의 발언에 대해 포스코 측은 "큰 의미를 둘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해당 인수건에 대해 포스코 수장이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는 점에서 발언의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권 회장은 최근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산업은행의 패키지 인수 제안에 대해 "일단 검토해보겠다"며 비밀유지협정을 맺었지만 내심 이 사안이 포스코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한 것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실무부서쪽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이 주력으로 하는 컬러강판이 고부가가치 제품이기는 하지만 다른 철강제품과 마찬가지로 공급과잉 상태인데다 공장 시설이 낡아 추가 투자를 해야 한다며 실리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의 이번 참배는 포스코 창립에 산파 역할을 한 박 전 대통령과 박 명예회장을 직접 찾아 '초심'의 의지를 다지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포스코 측은 전했다.

포스코 회장이 창립기념일에 맞춰 박 대통령의 묘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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