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변태(株)해냄출판사 / 이외수 지음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외수 작가가 소설 '완전변태'를 출간했다. 2005년 장편소설 '장외인간' 이후 9년 만이다. 이 소설집에는 풍부한 언어적 감수성과 예민한 감각이 살아 있는 10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생활 40년을 관통하는 다양한 작품들로 원고지 32매 분량의 '새순'부터 100매가 넘는 '청맹과니의 섬' '파로호' 등이다.

문장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수십 번의 퇴고를 거듭한 작품들은 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묻어난다. 예민하게 요동치는 심리묘사가 탁월한 '청맹과니의 섬', 소설 속의 날씨와 대기의 미묘한 냄새까지 느껴지는 '완전변태', 주인공의 손끝에서부터 오는 입질의 전율이 어김없이 전해지는 '파로호'도 일품이다.

그의 소설은 환상을 그려내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사실적이다. 작가는 "현실의 이야기를 써야만 소설의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소설적 리얼리티이고 이는 다양한 소재와 상상으로 얼마든지 살려낼 수 있어야 한다"고 전한다.

'명장'등에 등장하는 노인은 아름다움과 자연을 벗 삼아 호연지기를 기르며 구도자적 자세로 살아가는 우리 고유의 풍류도(風流道)를 상징하며, 대중, 혹은 약자의 가장 절실한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존재다. '소나무에는 왜 소가 열리지 않을까'의 노인이 던진 역설적인 질문들은 작가의 의식이 얼마나 본질적인 데까지 다다랐는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또한 작가는 소설 속에 다양한 현실 직업군의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그의 작품에는 금기도 성역도 없다. '예술, 종교, 교육은 인간의 영혼을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유배자' 속 등장인물의 신념이 작품 곳곳에 드러난다. 법과 예술, 교육은 물론, '대지주'와 '흉터'에서처럼 결혼제도와 종교마저도 송곳 같은 시선을 피하지 못한다. 작가는 제 기능을 상실한 존재들을 과감하게 원고지 위에 올림으로써 독자들에게 통쾌감을 선사하고 있다.

출판사 관계자는 "'완전변태'에서 접하게 될 작가의 따끔한 시선은 우리의 무뎌진 양심을 깨우고, 그가 전해주는 감각은 독자로 하여금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감수성을 자극할 것"이라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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