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에 빠진 아버지가 28개월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의 현장검증이 17일 실시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경북 구미시 한 아파트에서 살인혐의로 구속한 아버지 정모(22)씨를 상대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파란색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경찰차에서 내린 정 씨는 경찰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안에 들어간 뒤 침대에 누워있는 28개월된 아들을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는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또, 담요에 아들을 싸 베란다에 방치했다가 쓰레기 봉투에 넣은 뒤 대형 비닐가방에 담는 장면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이후 오후 3시40분께 아들을 버린 빌라에 도착, 쓰레기가 많이 쌓인 지점에서 5m 정도 떨어진 화단에 아들을 담은 비닐 가방을 숨기고 곧장 뒤로 돌아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권창현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며 "앞으로 사건 당일 컴퓨터 사용을 했는지, 게임 접속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등 보강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