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 국가 해마다 늘면서 위기의 경북농업 주름살만 깊어져 현실에 부응하는 사업대책 세워야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30일 서안동농협 풍산김치공장에서 경북관내 가공공장 담당자들과 현장토론회를 가졌다고 한다. 이날 농협가공공장 관계자들은 공동브랜드 도입을 통한 대형유통매장 경쟁력 강화, 규모화를 위한 공동조합법인 확대, 안정적 원료수급을 위한 출하조절센터 신설, 대중국 수출확대를 위한 대정부 규제완화 추진, 해외마케팅 강화, 소비자 인식제고를 위한 범국민 홍보활동 강화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고 한다. 농협중앙회가 국산 가공식품 활성화 추진방안을 논의하고자 업계관계자들과 현장토론회를 가진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토론에서 나온 내용을 어떻게 추진과정에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장사정을 몰랐던 점이 있으면 사업시행에 참고해야 한다. 업자들의 이해관계를 잘 분석하여 반영해야 함은 물론이다. 논의된 내용들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바로 시작해야 한다. 농산물 가공산업은 농민들은 생산하는 농수산물을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안전하고 비싸지 않은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족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각종사업을 펼친지 오래됐다. 30여년이 지나면서 국산 가공식품 활성화에 성공한 부분도 있고 실패한 부분도 있다. 농산물 가공 사업은 1차 농산물을 재료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2차 산업으로, 농업인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는 농업 효자사업이다. 농협이 추진하는 가공식품 활성화사업은 국산 농산물 수요확대를 위한 핵심과제로 국산 가공사업 활성화를 주요과제로 선정,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신식품정책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어 다행이다.

지자체의 농산물 가공산업에는 사기업의 생산성을 따르지 못하는 애로사항도 있음을 알고 추진해야 한다. 경북도내 여러 군데서 가공산업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경주수협은 경주 감포항에 수산물 가공·판매를 한자리에서 하는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를 건립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2년간 감포항에 저온처리 시스템을 갖춘 작업장과 냉장·냉동·제빙시설, 수산물 유통시설,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시설을 갖춘 가공공장을 건립한다. 동해안에서 많이 생산되는 오징어, 가자미, 복어, 청어를 잡는 어민의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경북도는 도내 지역별로 식품거점단지 및 유통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울진 붉은대게 고차(高次)가공 식품단지, 포항 과메기산업단화가공단지, 영덕 로하스수산식품단지, 포항 수산물유통센터, 안동 내륙지수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특히 붉은대게의 경우 울진 등 한국에서 수출한 1차 가공제품이 일본에서 2차 가공제품으로 생산돼 일부는 다시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가공업체가 붉은 대게를 1차가공해 수출한 실적이 3천300만달러(3천22t)였던 만큼 고차가공 식품단지가 건립되면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유무역협정(FTA)국이 늘어나면서 농업은 생존해야만 하는 절박한 환경이다. FTA 타결로 국산 자동차와 가전제품 및 타이어에 대해서는 2∼5년 뒤 관세가 폐지됨에 다라 지역에 소재한 자동차부품업체 등은 탄력을 받게 됐으나 높은 산업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경북 농업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선진국과 속속 FTA를 체결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은 공산품을 살리기 위해 농업을 일정부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 농협 같은 준정부기관들은 붕괴가 우려되는 농업에 대해 건성으로 형식적으로 임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구체적이고 상세하고 현실에 부응하는 사업 시행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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