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로 경기 이중침체 우려, 일선 현장의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투자활성화·금리인하 조치 등 필요

울릉도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2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골든북' 올 2분기호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후인 지난 4월 17일부터 5월 11일까지 울릉도를 찾은 누적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9% 감소했다는 것이다. 독도를 찾는 누적 관광객 수도 1년 전보다 50.5% 줄었다. 특히 5월에는 관광객 수가 7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세월호 참사에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기 위축은 전라도 진도 앞 바다에 침몰한 세월호 참사이후 소비심리 위축이 원인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울릉도와 독도를 찾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객선에 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할 정도로 세월호 여파로 국민들이 여객선 승선을 꺼리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안전의식이 강화된 것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올해 2분기 대구경북권의 경기는 지난 분기에 이어 보합세를 유지했다. 올 4월과 5월 국내 경기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데 비해 이같은 지역경기 위축은 세월호 여파 심리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여러 가지 정부의 과잉규제도 원인이다.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구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수학여행 등 학생들의 단체 이동 견학을 일체하지 말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당국의 지나치고 형식적인 규제로 불경기를 초래한 것은 아닌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아울러 학생들의 여행도 교육의 하나라는 점에서 사건이 일어나면 조건반사적인 즉흥대처보다는 원려심모의 종합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정부도 세월호 참사 이후 이뤄졌던 수학여행 중지 조치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투자와 건전한 소비 촉진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정부대안은 바람직하다.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경기보완대책을 포함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시민들도 일상으로의 복귀가 필요하다. 철저한 안전을 담보로 한 수학여행 중지 해제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세월호 사고 이후 수학여행을 중지시켰다. 하지만 수학여행이 무더기로 취소되면서 불경기를 겪는 여행, 숙박, 운송 업계는 애로를 겪고 있다. 여객선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분위기로 여행사마다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음식·숙박업도 손님이 줄어들었다. 공직자들도 위축되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게 대세라는 것이다. 그동안 두어 달 간 대구·경북지역은 축제와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고, 경주에 단체여행이 개점휴업 상태였다.

교육청을 비롯한 당국은 경기가 우려되는 여행 등 일부 업종과 지역에 대한 지원책으로 규제해놓은 것을 해제하는 쪽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전통시장 상인, 소상공인 등 일선 현장의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당국의 가시적인 조치를 다각적으로 내놓아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 부진이 길어지고 경제 연구소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의 이중침체(더블딥)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간 경제 연구소들은 세월호 여파가 경제 성장률에 0.1∼0.2% 포인트 정도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경제 상황은 경기 침체나 대량실업 등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과는 거리가 먼 것도 사실이다.

거시적인 재정정책보다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악화된 소비 심리를 정상궤도에 올리는데 정책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 물론 세월호 여파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오히려 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투자 활성화, 금리 인하, 양적완화 등을 곁들이지 않으면 올해와 내년에 경기 하강을 막을 수 없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충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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