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무첨가 마케팅', 소비자 불안 가시지 않아,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

김찬곤 경북과학대학 교수

첨가물을 뺀 식품을 일컫는, 소위 '무첨가 식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어떻게하면 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할 수 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식품업계의 시도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웰빙을 내세운 교묘한 상술일뿐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도 많다. 첨가물을 첨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첨가했을 경우보다는 그만큼 가격은 싸야 하는데, 오히려 비싼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식품에 무엇을 첨가한다는 것이 건강에 해로울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이미 많은 업체들이 '무첨가 마케팅'의 당위성에 열을 올리고 있고, 어떤 회사는 생산제품의 70%까지 '무첨가 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더구나 '무첨가 식품'의 생산비중을 높여나가는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지만, 과연 이런 현상이 우리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형편이어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식품첨가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의 보존을 위해서나 색상 또는 좋은 맛을 내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물질이다. 정부에서는 매년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통제하고 있는데, 현재 화학적합성 405개 품목과 천연첨가물 197개 품목 등 총 602개로 지정되어 있다한다. 그런데 새삼 이것이 최근에 이슈로 떠오른 것은 '무첨가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의 대부분이 식품에의 첨가가 허용된 물질이라 하더라도 '무8첨가'가 건강에 이롭다는 잘못된 진실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무첨가'는 해당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첨가물 가격만큼은 싸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라는 점도 그러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무첨가 식품'의 가격은 첨가식품의 가격보다 오히려 20% 정도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일부 식품업체는 첨가물을 넣지 않아 발생할지도 모를 소비자 기피현상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비용으로 가산된다고 설명하기도 하고, 건강에 이로운 다른 첨가물을 넣기 때문에 원가상승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한낱 변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첨가물의 수를 줄이는 것을 '무첨가'로 표현하는 업체도 있어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게다가 식품첨가물이 몸에 독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이 쌓이면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는 항간의 소문이 대다수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결국은 '무첨가식품'을 맹신하게 하기도 한다. 식품첨가물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한 보도도 있었지만, 식품업계의 '무첨가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장의 일관된 분위기다. 특정 나트륨을 넣은 커피는 좋지 않다는 광고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업체도 있었고, 인산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골다공증을 유발한다고 강조하여 자사제품의 판매량을 크게 높인 업체도 있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커피에 첨가된 해당 나트륨은 인체에 해롭지 않으며, 인산염 섭취로 골다공증이 되려면 하루에 커피 70잔을 마셔야 가능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제시되었지만, 이미 만연된 '무첨가=이로운 식품'이라는 마케팅의 벽을 뛰어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체첨가물을 넣거나 첨가물 수를 줄여 '무첨가'로 광고하면서 가격을 올리는 '무첨가 마케팅'의 행태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이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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