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르게 다스리고 지도하면 천하는 모두 내게로 돌아온다, 지도자들은 맹자의 말 새겨야

김기포 기계중앙교회 목사

최근 우리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과거로부터 있었던 관행과 낡은 사고방식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오는지를 우리는 경험했다. 이제는 더 이상 '관료주의' '전관예우' '관피아' 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높은 도덕의식과 더불어 혁신과 개혁을 염원하고 있다.

최근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가 임명 6일 만에 낙마하고 말았다. 안후보자는 '전관예우'논란속에 그도 어쩔 수 없이 비켜가지 못했다. 결국 안 후보자는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쓸쓸하게 퇴장한 불운의 법조인이 되었다. 국민들이 아는 안대희 후보자의 이미지는 가장 청렴하고 능력 있고 강직한 검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무현 전대통령 측근 비리와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로 실체를 파헤치며 국민들 사이에서 대쪽 검사로 불리기도 한다. 그후 안 후보자는 대법관을 지내면서 대법관 중 전원합의체에서 보수적인 의견을 가장 많이 낸 대법관으로 유명하다. 안 후보자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 그가 대법관을 마치고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6개월에 16억이란 변호사 수임을 올린 것은 전형적인 전관예우 사례라는 지적이다. 이것은 정직하게 살아가는 일반 서민들에게는 자괴감을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아픔이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말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장 신분으로 민간기업의 조세사건을 수임한 것은 도덕적으로 부적절했다. 또 대법관 출신인 안 후보자가 대법원 상고사건을 수임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한 안후보자의 행보는 지난해 12월 한 금융회사가 법인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며 영등포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의 소송 대리인을 맡았다. 그런데 이것은 보름 전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의 초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상태였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전 과정을 감독하는 위원장 신분으로, 민간 기업의 조세사건을 수임한 건은 국민정서상 이해할 수 없는 부적절한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감사원장 후보로 지명됐던 정동기 전 민정수석은 퇴임 후 한 법무법인에서 7개월간 7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사퇴한 바 있다. 안대희 후보자는 전관예우와 관피아의 특혜자였다. 더구나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과 혁신을 완성하고 침몰된 대한민국을 건져내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는 책임자로서 그의 전관예우 문제는 총리직에 상당한 부담이 되었을 것이고 국민들도 많은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정쟁과 혼란으로 얼룩졌던 중국 전국(戰國)시대를 살았던 맹자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을 사랑하되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거든 나의 사랑에 부족함이 없는가를 살펴라. 사람을 다스리되 그가 다스림을 받지 않거든 나의 지도에 잘못이 없는가를 살펴보라. 행하여 얻음이 없으면 모든 것에 나 자신을 반성하라. 내가 올바를진대 천하는 모두 나에게 돌아온다." 앞으로 지도자가 될 사람은 맹자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국민들은 세월호로 흐르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무너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덕망있는 인사를 기대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은 또 다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제 국민들이 바라보는 정치의 눈이 높아졌다. 신임총리는 국민의 정서에 맞아야 한다. 과연 청와대가 또 어떤 카드를 꺼낼 것인지 궁금하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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