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도 경북, 농업 새길 찾는다- (1) 심각한 농촌일손부족 현상

농촌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경북지역의 한 양파밭에 고령의 할머니들이 양파 수확을 거들고 있다.

최근 경북 농촌지역의 지속적인 탈·이농,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농촌 일손부족 현상이 날로 심화됨에 따라 영농효율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경북도와 도내 각 시군은 농촌지역 인적자원의 수급을 원활화하고 농가 소득안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일보는 정부와 경북도 등 지자체의 영농효율 제고방안 등 농촌현실에 대한 대중의 정책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경북농촌 영농효율 제고 및 소득안정, 해법을 찾다!'란 주제의 기획 특집을 6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농촌지역의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공무원들이 농촌일손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촌인력 수급실태, 품목·지역별 수급 현황, 영농효율성 및 소득 제고방안, 정부·지자체 시책 등을 살펴보고 다양한 해법에 제시해 본다.

□ 경북농촌 심각한 인력부족 현상

△농촌인구 감소, 고령화 가속

지난해 말 현재 경북지역의 농가는 114만 2천29호, 284만7천435명으로 지난 1990년보다 62만5천4호(35%), 381만3천887명(57%)가 각각 감소했다.

이 중 65세이상 농가인구는 106만1천760명으로 전체적인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1990년보다 29만2천563명(38%)이 증가해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65세이상 경영주는 61만1천452명(경영주의 53%)으로 1990년 32만3천182명(경영주의 18%)보다 28만8천270명(89%) 증가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는 탈농·이농과 함께 농촌인력 부족현상을 가중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현지통신원 5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농촌지역 일손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손부족으로 농사에 차질을 빚었다'는 응답이 전체의 87.4%로 농촌 일손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최근 1년 사이 농사를 지으면서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편'이었다는 응답이 69.5%였고, '농사에 큰 차질을 빚었다'는 농가도 17.9%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87.4%가 일손부족으로 농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일손 부족의 가장 큰 이유로는 농가 50.7%가 '일손 자체를 구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해 일손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일당이 너무 비싸서'라는 응답이 27.1%로 농가들은 일손 부족과 높은 인건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농촌노임은 5년 전과 비교해 평균 50% 이상 급증해 농가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노임(현금만 지급한 경우)을 성별로 보면 남성 노임은 5년 전 5만7천304원에서 현재 9만174원으로 57.4%가 올랐고, 여성 노임은 3만4천871원에서 5만6천334원으로 6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손부족 현상이 과거 5년전과 비교해 '갈수로 나빠지고 있다'는 의견은 87.1%에 달했고, 일손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계절은 봄(54.6%), 여름(28.2%), 가을(15.1%), 겨울(1.1%) 등 순이었다.

농촌일손 해소 방안으로는 '기계화 촉진 등 대체 방안 강구'(26.5%), '공공근로 투입 등 농가 일손 정부 지원'(24.3%), '민간 유휴인력 농번기 취업 알선 활성화'(20.0%) 등이 제시됐다.

△농촌인력 260여만명 필요, 28만명 부족

경북도는 지난 3월 시군을 통해 일시적으로 인력수요가 많은 지역별 2~3개 품목의(21개 품목) 소요인력 조사를 통해 연인원 260여만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역별로 일시적 인력수요가 많은 품목을 조사한 것으로 전체 농작업 소요인력과 차이가 있다.

품목별 소요인력은 사과, 고추, 포도, 마늘, 양파 순으로 재배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적과, 수확작업 등 기계화가 곤란한 품목의 소요인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부족인력은 사과의 경우 소요인력은 101만명이나 동원인력은 92만에 그쳐 9만1천여명(9%)이 부족했다.

특히 감은 소요인력이 6만4천여명이나 동원인력은 4만6천여명으로 부족인력이 1만7천여명, 자두는 소요인력 5만1천여명 중 동원인력이 3만7천여명으로 부족인력이 1만3천여명으로 부족인력이 각각 27%에 이르렀다.

고추는 53만여명이 필요하나 동원인력은 49만여명에 그쳐 3만8천여명(7%), 배는 9만3천여명의 소요인력 중 동원인력은 7만4천명으로 1만9천여명(20%)가 부족했다.

마늘·양파 7천600여명(5%), 토마토 380명(21%), 인삼 600여명(17%), 수박 3천325명(15%), 생강 2천200여명(13%), 무·배추 860여명(3%), 복숭아 9천200여명(14%), 감자 600여명(4%), 참외 200여명(1%), 산채 110여명(28%)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6월, 5월, 10월, 9월 순으로 마늘·양파 수확, 과수적과, 과일 수확시기에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군별 소요인력은 영천, 영주, 청송, 영양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마늘·양파, 과수, 고추 주산지 시군에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효율적 농업인력수급시스템 마련해야

조사에 따르면 소요인력의 89%인 연인원 232만명 정도는 자체 해결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품앗이를 포함한 자가인력 72%, 농촌일손돕기 등 봉사인력 3%, 인력알선업체 등 중개인력이 25%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28만명 정도의 부족한 농작업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효율적 인력수급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인구감소 및 고령화로 어려운 농촌 문제를 해결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준식 경북도 친환경농업과장은 "도내 농촌지역의 지속적 인구감소와 농가 고령화, 농촌지역 인력의계절별 수급불일치 등으로 인해 일손부족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며, 노동력 문제는 인력난 뿐만 아니라 노임단가의 상승, 적기 농작업 수행의 어려움 등으로 농가경영 악화와 농업생산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농업의 안정적 인력확보를 통한 적기영농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농촌의 농업인력 안정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