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권영호 화백 유작전 '푸른 회유', 회화·60년대 자료 등 85여점 전시

고(故) 권영호 화백

포항시립미술관은 자역미술사 정립을 위한 지역작가 초대전을 마련한다. 1960년대 포항화단 근간형성에 일조한 고(故) 권영호(1936~2012) 화백과 지난해 초헌미술상 수상자인 박상현 작가의 작품이 10일부터 9월 28일까지 미술관 3·4전시실을 꾸민다.

고(故) 권영호(사진) 화백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유작전이 '푸른 회유(回遊)'를 타이틀로 진행된다.

어부의 아내

매년 지역미술사 발전에 이바지한 작가를 발굴해 이를 심층적으로 연구 조명함으로써 포항미술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마련한 '지역작가조명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권 화백의 회화작품 25점과 1960년대 포항을 문화사적으로 엿볼 수 있는 관련 자료 60여 점이 함께 선보인다.

권 화백의 작품 세계는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960~70년대 거칠고 투박한 어부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 1980~90년대 목어와 한지를 이용한 불교적이고 민간신앙적인 작품, 그리고 고향으로의 회귀를 상징하는 물고기를 소재로 한 반구상적인 작품이다.

전시 타이틀 '푸른 회유(回遊)'처럼, 바닷가에서 태어나 바다를 배경으로 작업한 권 화백의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는 물고기다.

물고기에 대한 권 화백의 애정은 유년기를 보낸 구룡포와 관련한다. 떼 지어 이동하며 자유롭게 노니는 구룡포 물고기는 팍팍한 삶을 살아온 작가에게 순수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은 소망의 표현이면서 고향에 대한 애정이다. 권 화백의 물고기 그림은 고향으로 되돌아가고자하는 일종의 회귀 의식의 반영처럼 느껴진다.

초기 권 화백이 남긴 작품과 60년대 사진자료, 팸플릿 등은 포항미술사 구축에 소중한 자료로도 평가되고 있다.

권 화백이 포항지역 화단의 서막을 열었던 시기는 그가 구룡포중 미술교사로 부임한 1961년 무렵이다. 이 시기에 권 화백은 경상도에 고향을 둔 서라벌예술대학생들과 '문동미우회'(文童美友會, '미우전'은 2회 동안 진행되다가 '서라벌동문전'으로 명칭이 바뀐다)에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1962년 '권영호-정외자 2인전'을 비롯해 1963년 포항인근 미대 출신 모임인 '향미전'을 창립함으로써 노태용, 원용일, 박명순, 이방웅, 김순란, 정외자와 함께 포항화단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권 화백은 10여 년간 대구·경북지역 중등미술교사와 작품 활동을 겸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권 화백의 초기 활동 여정을 쫓아가다 보면 포항화단의 여명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며 "권 화백은 포항지역화단 형성 전인 1960년대 초반, 화가 그룹을 결성하고 창립 멤버로서 꾸준하게 활동하는 등 포항지역의 근대화단 형성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