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람·역사 등 1년간 상주하며 보고 느낀 '생활의 섬' 독도 풍경 솔직·담백하게 엮어내

독도에 살다 - 어느 기자의 1년 4계절 독도 체류기갈라파고스│전충진 지음

"나는 독도가 일본이 넘보는, 우리가 지켜야 하는 그런 '상징의 섬'이라기보다 마라도나 백령도처럼 당연히 우리 영역 안에 있는 생활의 섬이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관념적 섬'으로 생각하는데, 나의 경험이 독도를 '생활의 섬'으로 인식시키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전충진 전 매일신문 독도상주기자가 '독도에 살다'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다.

'독도에 살다'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1년간 독도에 살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중학생 정도면 읽을 수 있도록 에피소드 중심으로 엮었다.

2008년 9~11월 서도 어민숙소, 2008년 12월부터 2009년 2월까지는 동도 등대, 3~5월은 서도 어민숙소, 6~8월에는는 다시 동도 등대로 3개월 단위로 옮겨 다니며 독도와 한 몸이 되어 1년을 보낸 체류 여정이 담겨겼다. 독도에서 낚시하고 고기 잡은 이야기, 새와 나무 이야기 등 일기를 토대로 신문에 쓸 수 없었던 내용들을 모아 정리했다.

독도는 멀리 떨어진 섬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소중한 생활의 터전이다. 이 곳에는 물개와 수많은 물고기, 새가 있고, 해국과 억새풀 같은 수많은 초목이 있으며 사람들의 질박한 삶이 있다. 저자는 1년간 독도에서 보내면서 그곳의 자연과 사람, 역사를 선명하게 그려내고,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기쁨과 애환을 솔직담백하게 기술한다. '가을, 독도인으로 살아가기'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독도에 입도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독도인으로 살아갈 굳은 다짐을 이야기한다.

'겨울, 삭풍은 긴 밤을 부르고…'에서는 겨울 독도의 풍경을 잔잔히 그려낸다. 김성도 이장 내외가 겨울 3개월간 울릉도로 나가 생활하기 때문에, 저자도 서도 어민숙소에서 3개월 기한으로 동도 등대로 옮겨와 생활했다. 겨울의 독도살이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고 또 쓸쓸하기까지 하다. 뱃길이 며칠 끊기면 부식 조달에도 어려움이 있고, 부족한 많은 것들은 직접 만들어 써야 한다. 저자는 이런 생활 속에서 우리가 잊었던 야성의 삶을 돌아본다.

'봄, 독도의 숨탄것들'에서 동도에서 다시 서도로 옮겨가면서 독도의 봄을 맞고, '여름, 독도살이 애환과 그 너머'는 서서히 독도살이를 마무리해간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도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와 애정에 대한 바람도 간절하게 담아낸다.

1여년간 신문에 연재한 글을 묶어 2011년 출간한 '여기는 독도'가 독도에 대한 정사(正史)였다면 이번 책 '독도에 살다'는 야사(野史)와 같은 성격이다.

한편, 저자는 2008년 일본의 교과서 해설서를 통한 '독도 도발'에 맞서 이 해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자청해 1년간 독도상주 기자로 근무했다. 독도에서의 현지체험과 인문·자연환경을 1년간 82회에 걸쳐 독자들에게 전했으며, 이 글로 2009년 일경언론대상을 받았다. 현재는 독도시민연대 발간 잡지 '우리땅 독도' 편집장을 맡아 집필과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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