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내는 부자나무 전국 명성에 용틀임 몸짓·남근·여자가슴 연출 ‘장관’

예천군 감천면에는 수령 600년이 넘는 세금 내는 부자나무로 알려진 석송령(石松靈)이라는 소나무가 있다.

석송령은 반송으로 1만가지의 가지가 열린다고 해서 만지송으로도 불려지고 있다.

높이 10m, 둘레 4.2m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외관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토지를 소유하고 매년 재산세를 내는 부자나무로 그 동안 언론매체를 통해 국내에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 주말마다 석송령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석송령은 1982년 천연기념물 294호로 지정됐다.

수십마리의 용이 승천을 하기위해 소나무에 앉아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1927년 자식이 없던 한 마을 주민의 재산을 상속받아 현재 5천87㎡의 토지를 보유하면서 매년 세금을 내는 부자나무로 전국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세금을 내는 것도 화제지만 특이한 것은 소나무 가지마다 용틀임 몸짓과 남근가지, 여자가슴 등의 형상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2시 세금 내는 소나무로만 알려진 석송령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예천군 감천면에 있는 석송령을 찾았다.

여자의 가슴이랑 유사하게 생긴 원가지의 가운데 모양.

석송령은 반송으로 일반 소나무와는 다르게 옆 가지가 원줄기보다 1.5배 정도 길게 늘어져 있어 한그루의 소나무 밑 있지만 마치 송림에 들어 온 것 같이 크고 아늑함을 주고 있다.

야릇한 막걸리 냄새가 소나무 주변에서 코끝을 자극해 돌아보니 "노목이지만 수 백년 동안 매년 1마디씩 자라고 있다"며 1963년부터 관리를 하고 있는 김성호(77·감천면 석송로)씨가 관광객들이 소나무에게 준 막걸리 병을 주어 들었다.

김씨는 또 "석송령에게 많은 관광객들이 막걸리를 주고 있다"며 "막걸리가 소나무에게 가장 좋은 영양제"라고 말해줬다.

밑가지에서 뻗어 나온 가지에는 남성을 상징하는 남근모양이 이채롭다.

600년 동안 온갖 풍파를 이겨낸 상흔처럼 축 늘어진 가지마다 힘겨워 세월을 이겨 나갈 수 있게 보존회에서 디딤돌을 마련해 가지마다 나무를 받쳐 주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소나무의 가장 아름다운 결정체가 바로 석송령인 것 같다.

굵고 웅장한 가지마다 세월을 무색케 하는 핏빛을 띠며 건강함과 건재함을 과시하며 앞으로 천년의 세월을 더 이겨 나갈 태세다.

석송령은 가지 끝자락 마다 용틀임 형상으로 수 십 마리의 크고 작은 용이 마치 소나무에 걸터앉아 있는 것처럼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원가지에서 오른쪽으로 뻗은 굵은 가지 중간에는 언제부턴가 남근모양이 생겼다. 남성을 상징하는 남근모양은 최근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형상 때문에 자식과 손자들을 얻기 위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소원을 빌면 잘 이뤄진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언제부터인가 작은 돌들이 소나무 디딤돌에 얹혀 지게 됐다"고 관리인은 전했다.

또 가지마다 하늘로 승천을 하려는 용틀임 형상이 자연스럽게 연출돼 수 십 마리의 용이 소나무에 앉아 있는 것 같아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보통 소나무 한 그루에 용틀임 현상은 한번 정도 생기고 있으나 석송령은 가지마다 형상을 띠고 있어 보는 각도 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석송령을 보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세월도 비껴간 듯 흔들림 없이 머리를 숙인 다소곳한 아낙네처럼 보이기도 하고 승천을 기다리는 용의 몸짓처럼 웅장함을 뽐내고 있어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 며느리와 함께 여행을 온 문승광(63)씨는 "전국 어디를 돌아다녀 봐도 이렇게 아름다운 소나무는 처음 본다"며 "세금 내는 나무, 남근 모양을 지닌 수백 년 된 소나무 소식을 듣고 손자를 얻기 위해 일부러 이곳에 와보니 정말 잘 온 것 같다"고 전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예천사무소장이며, 농화학 기술사·종자기술사인 박승민 소장은 "식물학적으로 훌륭한 DNA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의 소나무로소 영구 보존의 가치가 높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보통 나무는 원줄기가 높게 뻗어 나가는 반면 석송령은 원줄기보다 옆 줄기가 더 길게 뻗어 져 나가 원 줄기보다 1.5배가 더 늘어져 특이하게 자란 세계에서 하나뿐인 소나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적으로 말하면 보통 나무는 정부우세성(頂部優勢性)에 반하는 형태로 성장하고 있으나 석송령은 그 반대로 옆 가지가 더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이함과 우수성을 강조했다.

정부우세성이란 가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눈에서 발생한 가지가 세력이 제일 강하게 자라고, 아래 눈으로 내려올수록 가지의 세력이 점차 약해지거나 숨은 눈으로 되는 현상을 말한다. 석송령은 그 반대로 자라고 있기 때문에 식물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성백경 계장(52)은 "95년도부터 종묘를 채취 해 후계목을 양성하려고 했으나 실패로 난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으나 새로운 연구와 시도로 마침내 후계목을 생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문헌에 따르면 석송골에서 자란 소나무들이 특이하게 밑가지가 뻗어 나가는 형상을 띠고 있어 토양과 지역의 기후에 따른 특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며 "그 중에서도 1만분의 1정도가 석송령처럼 큰 형태를 띠고 자랄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석송령의 종자인 솔방울의 크기 또한 어린이의 주먹만 하고 솔씨도 일반 적송, 금강송보다 크고 굵다.

한편, 예천군은 지난해부터 국립산림과학원 및 문화재청과 함께 천연기념물 석송령의 우량 유전자(Gene)를 추출해 복제 나무를 만들어 유전자를 보존하고 있다.

또 군은 석송령의 기록자원화를 통해 대외적으로 널리 홍보하고 우수한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고자 지난해 2월부터 한국기록원과 기네스북 등재를 위한 협약을 맺고 석송령의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

석송령이 있는 예천에서 오늘부터 8월 3일까지 예천용궁전통순대축제가 열린다. 주말, 석송령도 보고 맛있는 순대도 먹고 예천 구경 가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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